한때 '셀링 클럽'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아스날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월드 클래스 영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에서 활약한 골키퍼 페트르 체흐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부터 첼시에서 활약한 체흐는 프리미어리그, FA컵에서 각각 4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첼시를 챔피언으로 이끈 정상급 골키퍼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위상이 달라졌다. 티보 쿠르투아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벤치를 지킨 것이다. 골키퍼로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나이와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 정든 첼시를 떠난 이유다.
물론 아스날에 당장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이 골키퍼는 아니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 자리를 꿰찬 콜롬비아 출신의 다비드 오스피나가 안정적인 선방을 선보이며 아스날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르센 벵거 감독은 월드 클래스 영입을 통해 스쿼드의 질을 높였다. 체흐의 이적료가 고작 1100만 파운드(약 191억 원)에 불과한 것도 벵거 감독을 흐뭇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스날은 한 때 셀링클럽의 이미지가 고착화 되기도 했다.
2005년 패트릭 비에이라를 시작으로 로베르 피레, 애슐리 콜, 솔 캠벨(이상 2006년), 티에리 앙리(2007년), 알렉산더 흘렙, 마티외 플라미니(이상 2008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콜로 투레(이상 2009년), 윌리엄 갈라스(2010년), 세스크 파브레가스, 가엘 클리시, 사미르 나스리(이상 2011년), 로빈 판 페르시, 알렉스 송(이상 2012년), 토마스 베르마엘렌(2013년) 등 매년 주전급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의 홈 경기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에 따른 단기 부채를 모두 상환하면서 재정적으로 풍족해졌고, 선수 영입에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시작하자 아스날 답지 않은 행보가 이뤄졌다.
첫 신호탄은 2013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메수트 외질의 영입이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바르셀로나의 알렉시스 산체스를 영입하면서 매 시즌 스쿼드의 질을 높였다.
월드 클래스의 증가는 팀 성적과도 직결됐다. 비록 리그 우승은 실패했지만 FA컵 2연패를 차지하며 무관의 꼬리표를 떨쳐낸 것이다.
체흐를 영입하는데 비교적 적은 돈을 소비한 아스날로선 올 여름이적시장에서 1~2명의 특급 선수를 보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11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아스날은 FA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거너스의 오프 시즌 행보가 그래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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