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선수는 조금 난감하다. 매 경기 맹활약에 수훈선수로 너무 잦은 인터뷰에 이젠 답변할 것도 없다. 너무 잘해서 인터뷰가 잦은 행복한 선수는 바로 서울 삼성의 강혁(30·188cm). 선수생활에 있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강혁은 올 시즌 삼성이 농구명가로 완전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절대적인 힘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개인기록 뿐만 아니라 서장훈과 이규섭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삼성을 고공비행(9승3패)으로 이끄는 등 팀 성적 면에서도 강혁은 최고였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강혁은 ‘11월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MVP까지 수상했으니 삼성 안준호 감독의 말마따나 ‘더블 MVP’다.
강혁은 기록으로 환산할 수 없는 팀 공헌도를 자랑한다. 달라진 삼성농구의 실질적인 핵심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전까지 강혁은 팀내 ‘살림꾼’으로 평가받았다. 안정된 볼 배급과 탄탄한 수비력으로 장신 라인업의 삼성에서 강혁은 없어서는 안 될 윤활유 같은 존재였다.
음지에서만 묵묵히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바람에 좀처럼 주목받을 기회가 없던 강혁은 울산 모비스와의 챔프전에서 가치를 똑똑히 입증했다. 재치 넘치는 2대2 플레이, 수비를 허무는 어시스트, 정확한 내외곽 득점포로 모비스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고비에서 한 방을 터뜨리는 해결사 노릇까지 해내며 챔프전 MVP까지 수상했다.
사실 강혁의 챔프전 활약을 두고 일부에서는 ‘FA 모드’라는 평가를 내렸다. FA를 앞두고 있는 선수는 대개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평소 기량 이상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강혁은 올 시즌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챔프전에서의 활약상이 단순히 FA 모드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벤치멤버에서 식스맨으로, 식스맨에서 주전으로, 그리고 주전에서 리더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도약해온 성과임에 틀림없다.
엄청난 활동량과 강철체력을 지닌 강혁은 골밑 돌파·외곽슛·속공 등으로 득점을 올리는 한편, 네이트 존슨·올루미데 오예데지 등 외국인선수들과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전체적인 팀 공격을 주도한다. 특히 2대2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모으고 이정석·이원수 등 외곽 빈곳에 찬스가 난 선수들에게 찔러주는 어시스트가 인상적이다. 또한 존슨과는 찰떡궁합으로 언제든지 서로 주고받는 공격이 가능하다.
게다가 승부처에서도 강혁은 고도의 집중력과 투혼으로 결정적인 한 방과 스틸을 성공시키며 경기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때때로 볼을 오래 소유하는 버릇만 고치면 약점이 없을 정도다. 또 여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강혁은 강한 근성의 소유자로 서장훈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동안 보이지 않았던 리더십까지 발휘했다. 강혁의 리더십은 서장훈·이규섭 차출 후 고공비행을 달리는 팀 성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강혁은 삼성농구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기동력에 끈끈한 수비까지 조화된 지금의 삼성농구는 고공농구로 대변되는 그동안의 삼성농구와는 또 다른 위력을 뽐내고 있다. 센터라는 포지션을 감안할 때 서장훈의 노쇠화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 모르며 그에 따라 삼성농구의 추도 점차 서장훈에게서 강혁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험난한 프로무대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자기계발을 이뤄내며 부활한 삼성농구의 당당한 주역으로 떠오른 강혁. ‘대기만성’이라는 고사성어가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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