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와 KIA 타이거즈 필립 험버가 나란히 퇴장, 불명예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탈보트는 10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0-2 뒤진 3회말 무사 1루에서 1루 주자를 견제하려다가 보크 판정을 받은 것에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퇴장 당했다.
심판진은 탈보트가 투구 시 다리가 확실하게 1루 쪽을 향하지 않고 양쪽 다리가 동시에 틀어지는 동작을 보크라고 판단했다. 탈보트 동작은 과거 삼성 라이온즈 시절부터 몇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탈보트는 판정 직후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심판으로부터 퇴장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심판에게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갑작스러운 탈보트의 초반 퇴장으로 후속 투수가 몸을 풀 시간이 부족했던 한화는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기현이 투런 홈런을 맞는 등 일찌감치 흐름을 내주며 0-6 완패했다.
한화는 주중 최약체 KT전에 이어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지난주 단독 4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어이없이 꺾였다.
KIA 험버도 부진과 퇴장의 악순환을 피해가지 못했다. 10일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전에 선발 등판 3.2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5실점 5자책으로 부진했다. 3회까지는 호투했지만 4회 들어 갑작스레 제구가 흔들리며 홈런 2방을 거푸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평정심을 잃은 험버는 급기야 후속 타자인 이택근의 머리를 맞추는 헤드샷을 날렸다. 손에서 빠진 직구가 이택근의 뒷통수 아래 맞았다. 이택근은 곧바로 대주자 문우람과 교체됐고, 험버는 자동 퇴장을 지시받으며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나마 험버가 퇴장당한 후 타선의 폭발로 재역전에 성공한 KIA는 이범호의 역전 결승 만루포 등을 앞세워 11-6 승리, 넥센전 11연패 사슬을 끊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탈보트와 험버는 해외무대에서의 화려한 경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올 시즌 한국야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무대 유경험자' 탈보트는 8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이 무려 9.20에 이른다. 선발투수임에도 고작 30이닝 소화에 그치며 평균 4이닝에도 못 미친다. 불펜투수인 권혁이 벌써 32이닝을 소화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퍼펙트게임 경력을 자랑하는 험버 역시 8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53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특히, 피홈런을 9개를 기록하는 등 높은 장타 허용률로 ‘홈런 공장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까지 달고 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나아지는 부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
이미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중 잭 루츠(두산)와 나이저 모건(한화)이 퇴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계속되는 부진에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탈보트와 험버 역시 다음 퇴출 순위에 이름을 올릴만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