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마무리 윤석민도 넘지 못한 ‘NC 징크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5.07 09:44  수정 2015.05.07 09:52

KIA, 올 시즌 NC 상대 5연패 수렁

불펜진 난조에 믿었던 윤석민도 흔들

윤석민이 90억원의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들어 NC 다이노스만 만나면 작아지고 있다.

KIA는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전에서 중반까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4-5로 뼈아픈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NC는 5연승 가도를 달리며 시즌 15승14패로 6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KIA전 올 시즌 5연승 기록도 함께 이어갔다. 반면 KIA는 시즌 13승 16패로 8위에 머물렀다.

KIA에게 이날 패배는 타격이 크다. 지난해 NC전 승리 보증수표였던 에이스 양현종(NC전 5승, 자책점 2.34)에 '90억 마무리' 윤석민까지, 투입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모두 쓰고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와 전격적인 4:3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침체된 팀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는 초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NC 선발 박명환이 5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고, KIA 양현종도 최근 불방망이를 자랑하던 NC 타선을 상대로 두 차례의 만루 위기를 넘기는 등 5이닝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하지만 불안한 불펜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KIA는 양현종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불펜을 가동해야 했고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막강한 NC타선을 상대로 4이닝을 더 버티는 것이 녹록치 않았다.

NC는 7회 심동섭을 상대로 에릭 테임즈가 솔로홈런을 때려내면서 0의 사슬을 끊었다. 이어 1-3으로 뒤진 8회에는 최영필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급해진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윤석민을 조기에 등판시키는 강수를 선택했다. 윤석민을 올시즌 2~3이닝 이상도 투입하는 '롱 마무리'로 활용 중인 김기태 감독에게 8회 투입은 더 이상 놀라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김기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민우에게 동점 2타점 3루타를 내준 데 이어 김성욱의 적시타로 3-4 역전까지 허용했다.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지만 윤석민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였다. 양현종의 승리도 그대로 날아갔다.

KIA도 허무하게 무너지지 많았다. 9회 한화에서 이적해온 오준혁의 희생타로 4-4 동점을 만들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이 또 한 번 벤치의 기대를 저버렸다. 테임즈-이호준-이종욱에게 내리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윤석민은 결국 지석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미국에서의 1년 외도를 접고 총액 90억원에 KIA와 FA 4년 계약을 맺으며 돌아온 윤석민은 올 시즌 풀타임 마무리 역할을 맡아 KIA의 고질적인 불펜 불안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1경기에 등판해 1승 5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벌써 3패 블론세이브 2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4.86에 이른다.

윤석민은 선발 경험이 풍부해 긴 이닝도 소화 가능한 전천후 계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무리로서는 피칭의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이날도 8회 1사에 조기 투입하는 강수에도 4실점(2자책)을 허용할 동안 윤석민이 잡아낸 아웃카운트는 단 2개에 불과했다. 김기태 감독에게는 패배 이상의 고민거리를 남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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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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