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KIA가 우려와 달리 시즌 초 순항 중이다.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개막 후 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명가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3경기를 치른 KIA는 3전 전승을 기록, KBO 리그 전체 팀 가운데 유일한 무패를 기록 중이다. 물론 시즌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금물일 수 있지만, 당초 약체로 분류됐던 팀 사정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행보라 할 수 있다.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선동열 감독이 논란 끝에 물러나 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FA로 영입한 이대형을 보호 선수로 묶지 않아 신생팀 kt에 내줬고, 역대 최고액을 안기며 데려온 윤석민을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팬들의 우려를 자아낸 것도 사실이다. 또한 주축 선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상당하며 새 얼굴들이 등장하지 않아 전체적인 전력 면에서도 취약했던 속사정까지 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기력을 놓고 보면 투, 타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민이 마무리로 가며 약점으로 지목된 선발진이 매 경기 호투를 펼치며 무패 행진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KIA는 개막전 선발이었던 양현종이 6이닝 5피안타 무실점(노 디시전)으로 호투했고, 2선발 필립 험버는 4이닝만 소화했지만 5피안타 2실점으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은 지난 1일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진 중 가장 먼저 승수를 챙겼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4~5선발은 일단 임기준이 첫 선을 보여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임기준은 비로 경기가 취소된 2일 SK전에 나와 4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1회와 3회, 각각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를 이겨낸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였다.
문제는 역시나 불펜진이다. 양과 질에서 완벽하지 않은 KIA의 불펜은 특히 중간 계투 요원들의 평균자책점이 4.09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뒷문에서 윤석민이 완벽하게 막아주고 있어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는 상황이다.
타선에서도 브렛 필이 타율 0.364 2홈런 6타점으로 제몫을 톡톡히 하는 가운데 백의종군을 선언한 최희섭의 부활이 가장 반갑다. 특히 최희섭은 최근 몇 년간 1군 출전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지만 겨우내 체중관리에 힘쓰는 등 확 달라진 모습으로 KIA 타선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다.
KIA의 반전 스토리 중심에는 역시나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개막에 앞서 선수들에게 “자존심을 세우는 야구”를 펼치기를 주문했고, 감독의 의도는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LG 시절부터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품에 안고, 자신이 앞장서 이끌어 주는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다. 멘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감안할 때 보이지 않는 힘을 이끌어 내는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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