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 '나도 하자'에서 '기다려보자' 왜?

이충재 기자

입력 2015.04.03 08:37  수정 2015.04.03 11:28

1차에 비해 인기 시들…정부 2금융권‧고정금리 대출자 지원대책 예고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2차 출시 이후 3일간의 실적은 1차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누적 신청액은 6조662억원(6만8762건)으로 지난주 1차 판매 당시 3일치인 13조552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대출이나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보다 1%p 이상 낮은 연 2.6% 수준의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혜택을 제공해 지난달 24일 출시돼 4일 만에 20조 원의 한도가 소진되는 ‘열풍’을 불렀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공급을 2배로 늘려 2차 판매를 시작하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수요예측에 실패한 모습이다.

안심대출 열풍에 '나도 해야겠다'던 심리 '더 큰 당근 기다려보자'로

은행 창구마다 신청자들이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는 등 ‘전(錢)쟁’이 일주일 만에 시들해진 원인을 두고 금융권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선착순으로 마감했던 1차 때와는 달리 이번엔 3일까지 일괄접수 후 ‘저소득층 우선 판매 방식’으로 승인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창구로 몰리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차 때는 안심대출이 금융권을 넘어 정치에서 이슈가 되다보니 ‘나도 해야겠다’는 심리가 컸다”며 “이자만 갚는데 익숙한 대출자들이 막상 안심대출을 내용을 보니 원금도 갚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쉽게 갈아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에서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자들과 제2금융권 대출자들에 대한 추가 대책을 예고하면서 ‘더 큰 당근을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작동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은행에 걸려오는 전화의 상당부분은 대출금리를 내려달라는 요구와 (안심전환대출 외에) 다른 상품은 언제 나오냐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까지 나서서 안심대출 후속편 마련…'형평성' 문제 고심

실제 금융당국 수장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연일 서민금융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고, 박근혜정부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도 “혜택을 받지 못한 제2금융권 대출자나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를 배려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또 다른 대책을 예고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혜택 대상을 업그레이드 한 안심전환대출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추가로 확대하거나 제2금융권 또는 고정금리 대출자를 안심전환대출 대상으로 포함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을 보완할 대책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지원 대책과 관련, 성실한 채무 상환자에게 인센티브를 더 주는 지원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정부에서 빚을 대신 갚아준다’는 인식이 싹틀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가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서민금융 지원 대책이 갑자기 나오고, 또 포퓰리즘으로 가게 되면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사람들이 억울해 할 수 있다”며 “(향후 대책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은 정부가 도와준다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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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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