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 퇴출' 창원LG, 모비스도 놀란 저력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3.23 10:23  수정 2015.03.23 10:29

4강 PO 3차전서 79-86 아쉬운 패배 ‘1승 2패’

경기 막판 기적 같은 추격전..투혼 빛난 추격전

LG는 경기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때 18점 차까지 벌어진 경기를 4점 차까지 추격했다. ⓒ 창원 LG

승자는 울산 모비스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창원 LG의 뒷심이 더 인상적인 승부였다.

모비스는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6-79 승리를 거뒀다. 2승1패로 다시 한 발 앞서나간 모비스는 남은 경기에서 1승만 더 거두면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패하긴 했어도 LG의 선전은 인상적이었다. LG는 지난 1차전 후 애국가 스트레칭과 SNS 욕설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을 전격 퇴출했다.

제퍼슨이 비록 큰 잘못을 저지르긴 했어도 중요한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상황에서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를 퇴출시킨 것은 어려운 결단이었다. 그만큼 전력이 약화된 LG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LG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LG는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제퍼슨에 거의 의지하지 않고도 시리즈를 승리로 이끈바 있다. 잦은 돌출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리던 제퍼슨이 사라진 이후, 오히려 위기의식과 팀워크로 똘똘 뭉친 LG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LG는 지난 20일 울산 원정 2차전에서 모비스를 75-69로 잡으며 전화위복에 성공했다.

제퍼슨의 부재로 홀로 40분을 혼자 뛰어야했던 베테랑 외국인 센터 크리스 메시가 무려 21점-25리바운드를 쓸어 담으며 2명이 시간을 나눠 뛴 모비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아이라 클라크를 압도했다. 김종규(16점)- 문태종(12점)-김영환(12점)-김시래(10점 9어시스트) 등이 고루 분전하며 활발한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던 3차전에서는 아쉽게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오리온스와의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최종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뒤라 이미 LG 선수들은 지친 상태였다. 정규시즌 동안 제퍼슨의 백업으로 짧은 시간을 소화했던 크리스 메시 역시 갑자기 늘어난 출전시간에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LG는 3차전에서 모비스에 내내 끌려 다녔다. 점수 차는 최대 18점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리바운드 싸움도 24-40으로 크게 뒤졌다. 사실상 모비스의 낙승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4쿼터 막판 들어 거짓말처럼 LG의 반격이 시작됐다. 경기 종료 1분 15초를 남기고 점수 차는 12점. 파울 작전도 무의미해 LG 벤치는 사실상 경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LG 국내 선수들의 슛이 미친듯이 림을 갈랐다. 김영환의 3점슛과 김시래의 미들슛, 다시 상대 실책을 틈타 문태종의 단독 드리블에 이은 3점슛이 림을 가르며 약 1분 사이에 8점을 잇달아 따라잡았다. 종료 28.4초를 남기고 79-83으로 점수 차는 4점까지 좁혀졌다.

모비스는 이날 무더기 실책을 저지르며 쉽게 끝날 수 있는 경기를 마지막까지 어렵게 풀어갔다. 양동근, 함지훈, 라틀리프 등 경험이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저지른 돌아가면서 실책을 저질러 유재학 감독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LG는 비록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3차전 막판에 보여준 뒷심은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제퍼슨 퇴출 이후 1승 1패로 모비스와 내용 면에서 대등한 경기를 한데다 조직력은 오히려 더욱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창원의 열광적인 홈 어드밴티지도 LG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정신적 지원군이다. LG가 흐름을 탈 때마다 창원 팬들의 응원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LG의 4쿼터 대반격이 가능했던 것도 이러한 뜨거운 응원 열기가 지쳐있던 LG 선수들의 리듬을 살려주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반면 원정팀인 모비스 선수들은 창원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집중력이 흔들린 탓인지 승부처에서 평소답지 않게 다소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졌지만 LG로서는 홈코트의 이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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