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에는 여자가 없다?

윤정선 기자

입력 2015.03.12 14:49  수정 2015.03.12 15:50

보도자료 사진에 판넬 든 여성모델 안써 업계 주목

'판넬 든 여성' 판박이인 타사 자료와 대조

카드사별 보도자료 사진(각 카드사 제공)

현대카드가 차별화된 보도자료 사진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을 내세우지 않아 '틀에 박힌' 사진에서 탈피했다는 평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롯데카드 등 국내 카드사는 보도자료 사진으로 여성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여름철 제휴 할인 이벤트를 알리는 보도자료의 경우 수영복만 입은 여성이 혜택을 소개하는 사진을 활용한다.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노출 수위가 과열되는 사진도 연출된다.

사진 속 여성 대부분 전문 모델이다. 일부 사내행사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성을 모델로 상품출시나 할인혜택, 이벤트 등을 소개한다. 사진형식도 홍보판넬을 든 여성이 대다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 등 광고의 3B법칙 중 미인을 주로 모델로 내세운다"며 "아무리 꽃미남이라도 광고사진에서 남성은 비스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진 결과물을 보면 남성보다 여성의 표정이 더 자연스럽다"며 "우리의 보도자료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도 남성보다는 여성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보도자료 사진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가 그 중심에 있다.

현대카드는 홍보판넬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판넬을 들 여성도 필요 없다. 새로운 카드를 출시했더라도 카드디자인만 소개할 뿐 모델을 쓰지 않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여성이 판넬을 들고 있는 모습이 현대카드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비키니를 입은 글래머러스한 여성을 모델로 쓰는 것 역시 여성을 상품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골적으로 판넬에 상품이나 혜택을 설명하기보다 은유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사진을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의 경우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카드 혜택이 담긴 인포그래픽스를 제공했다. 알려야 할 내용만 요약해서 전달하자는 취지에서다.

일부 카드사는 상품 이미지를 위해 모델을 안 쓰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카드는 프리미엄상품 '로얄블루' 출시를 알리면서 모델이 없는 보도자료 사진을 보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모델 이미지에 따라 프리미엄 상품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홍보하는 대상이 냉장고나 TV 등 일반 기업의 상품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상품이나 혜택"이라며 "그러다보니 '판넬을 든 여성'이라는 보도자료 사진이 일반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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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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