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판 할 감독이 부진한 팀 성적과 극성스러운 영국 언론의 공격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전술가' 루이스 판 할 감독(64)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1일(한국시각) 리버티 스타디움서 벌어진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스완지시티에 1-2 역전패했다.
안데르 에레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던 맨유는 기성용과 고미스 연속골에 무너지며 사상 최초로 스완지 시티에 홈-원정 2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유는 4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5위 사우샘프턴, 6위 토트넘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최근 판 할 감독의 팀 운영은 여기저기서 동네북처럼 두들겨 맞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판 할 감독의 고집스럽고 비효율적인 전술이 맨유의 부진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네덜란드 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FC 바르셀로나 등 숱한 정상권 팀들을 이끌며 한때 유럽 최고의 전술가 중 한 명이라는 찬사를 받던 판 할 감독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지적이다.
무승부로 끝난 웨스트햄전에서는 상대 감독으로부터 단조로운 롱볼 전술만 고집한다며 '롱볼 유나이티드'라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열 받은' 판 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각종 자료까지 직접 준비해 맨유의 전술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의 해명에도 정작 맨유의 경기력은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등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퍼부은 막대한 자금을 떠올리면 4위권에 머물고 있는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기 어려운 처지다.
6개월 동안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면서 많은 혼란을 겪었던 수비라인은 여전히 정비가 덜 됐다.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오가는 웨인 루니의 포지션 문제, 팔카오와 판 페르시의 엇박자 호흡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가 안 풀릴 때마다 마루앙 펠라이니를 활용한 포스트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뻥축구' 밖에 없다는 조롱까지 듣고 있다.
안방 호랑이에 그치고 있는 맨유의 원정 부진도 뼈아프다. 판 할 감독의 맨유는 이번 시즌 원정으로 치러진 리그 13경기에서 고작 3승에 그치고 있다. 이는 '기록 파괴자'라는 오명을 들었던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 때보다도 더 나빠진 성적이다.
그래도 4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니 팀 사정은 더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감독 시절 팀 개편에 들인 투자의 규모차이를 생각하면 판 할 감독이 모예스보다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특히 영국 현지 언론에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부분은 반복되는 실수에도 좀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판 할 감독의 독선과 유연성 부족이다. 올 시즌 맨유는 퍼거슨 감독 시절 때처럼 '질 경기도 비기게 만들고, 비길 경기는 이기게 만드는' 끈끈함이 부족하다.
판 할 감독이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 거듭해서 불운 탓, 선수 탓만 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팀 성적과 극성스러운 영국 언론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판 할 감독의 스트레스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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