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인가' 최형우 120억 발언…FA거품 우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2.13 10:17  수정 2015.02.13 12:15

고액연봉자에 편중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뚜렷

야심찬 포부 밝힌 발언 놓고 찬반 여론 형성

최형우의 120억 발언이 야구팬들의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스 간판타자 최형우(32)의 '120억 발언'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최형우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말 FA가 되면 120억원 시대를 열어보고 싶다"는 야심찬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형우의 발언은 최근 급격하게 몸값이 치솟고 있는 KBO FA 시장의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목을 끌어당긴다. FA 시장은 최근 2년간 역대 최고기록을 거푸 경신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3년 강민호가 4년 75억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자난해는 SK 최정(4년 86억원), 삼성 윤성환(4년 80억), 두산 장원준(4년 84억) 등 80억대 몸값의 선수가 한꺼번에 3명이나 등장하면서 사상 최대의 돈잔치가 펼쳐졌다. 일각에서는 몸값 100억 원 돌파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불어난 FA 몸값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류현진, 이대호, 오승환, 강정호 등 진정한 국내 톱클래스 선수들은 이제 해외무대를 꿈꾸는 현상이 자연스러워졌다. 냉정히 말해 이들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국내에서만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챙기려고 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는 팬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미 국내 FA 선수들의 몸값은 규모가 더 큰 일본프로야구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일부 고액연봉자들에게 지나치게 편중된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장기적으로 KBO의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형우의 120억 발언은 가뜩이나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국내 선수들의 몸값 논란에 도화선을 제공한 셈이다.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도 최형우의 발언을 놓고 "경솔했다"는 반응과 "선수 개인의 자유 목표일뿐"이라며 팽팽하게 맞서는 형편이다.

현실적으로 최형우의 목표는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최형우는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통합 4연패를 차지한 삼성의 중심타자였고 팀 공헌도도 매우 높았다. 지난 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넥센 3인방 강정호-박병호-서건창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최고수준의 활약을 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이 없고 커리어 전체를 봐도 MVP급 활약으로 꼽힐만한 시즌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꾸준히 잘하는 타자에 더 가깝고, 리그를 지배할 정도의 위상을 보여준 적은 없는 셈이다.

더구나 FA 계약 첫해가 되는 2017년이면 최형우는 34세가 된다. 아무리 FA선수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해도 전성기가 지나가는 베테랑에게 그 정도 거액을 투자할 구단은 많지 않다. 오히려 최형우의 120억 발언은 실현 가능성보다 그만큼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동기부여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선수라면 높은 몸값을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감도 필요하다. 요즘 일부 선수들이 자존심을 내세워 자신들의 경력이나 수준에 비해 과도한 몸값을 기대하는 일도 적지 않다. 당연히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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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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