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p 차'…주말극 MBC 웃고, SBS 울고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2.02 09:55  수정 2015.04.12 20:01

'전설의 마녀'·'장미빛 연인들' 30% 육박

'떴다! 패밀리'·'내반반' 애국가 시청률

MBS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 MBC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와 SBS '내 마음 반짝반짝'의 시청률 차이가 약 28%포인트로 벌어졌다. 토·일요일 10시에 방송되는 두 드라마는 다른 소재로 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전설의 마녀'가 2개월 반 정도 먼저 방송을 시작해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했다고 치더라도 충격적인 격차다.

최근 MBC는 주말드라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전설의 마녀'는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31.4%(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이날 전체 최고 시청률이다.

2015 AFC 아시안컵 결승 생중계로 다소 늦게 방송했음에도 굳건한 인기를 과시한 것. 줄곧 주말극 1위 자리를 지켰던 KBS2 '가족끼리 왜 이래'(30.0%)를 제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1일 방송분도 31.4%를 나타내며 주말 10시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전설의 마녀' 전에 방송되는 '장미빛 연인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0월 18일 첫 방송에서 기록한 시청률 13.3%는 상승 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31일 28.3%를 찍었다. '전설의 마녀'와 '윈윈 효과'를 내며 MBC의 효자 드라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MBC 측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두 드라마가 시청률 상승을 이뤄낼 때마다 '시청률 고공행진',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잇달아 내는 등 자축하고 있다.

사실 '전설의 마녀'와 '장미빛 연인들'은 재벌, 출생의 비밀, 불륜 등이 등장하는 통속극이다. 뻔해도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주·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와 끌릴 수밖에 없는 다채로운 이야기 때문.

'전설의 마녀'는 억울하고 아픈 사연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상쾌·통쾌한 전설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회가 거듭될수록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과 심장이 '쫄깃'해지는 반전이 나오면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중견 배우 김수미의 감칠맛 나는 연기 또한 진부한 통속극을 산뜻하게 살린 인기 요인이다.

SBS 새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 방송 초반 2%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 SBS

막드의 끝판왕 '왔다! 장보리'의 후속작인 '장미빛 연인들'은 청정 드라마를 표방한다고 했지만 그 속에는 막장 요소가 다분한 작품이다. 과거 연인이었던 박차돌(이장우)과 백장미(한선화)가 딸로 인해 다시 엮이는 모습은 짜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영국(박상원)·고연화(장미희)·정시내(이미숙)의 삼각 불륜 관계와 연화의 악행, 그리고 췌장암 선고는 막장의 정점을 찍는 자극적인 설정이다. 욕하면서도 빠져드는 이유다.

활기 넘치는 MBC와 달리 SBS는 울상이다. MBC 주말극과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떴다! 패밀리'와 '내 마음 반짝반짝'의 시청률은 처참한 수준. 두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은 각각 3%와 2%대다. 평일 드라마보다 시청률 우위를 선점한 주말 드라마라 더욱 아쉬운 수치다.

특히 '내 마음 반짝반짝'은 첫 방송(지난달 18일)에서 시청률 2.1%를 기록, 지상파 드라마 중 역대 최저 시청률 3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1일 방송에선 2.8%를 나타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드라마는 방송 전에 배우 김수로와 김정은의 캐스팅 하차와 관련해 잡음을 빚은 바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아내의 유혹'의 오세강 PD가 연출하고, '솔약국집 아들들', '결혼의 여신'의 조정선 작가와 대본을 집필한다. 주연은 장신영 이태임 배수빈 남보라 등이다.

경쟁작인 '전설의 마녀'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전작 '미녀의 탄생'이 7.2%로 종영한 것을 감안할 때 '2%대 시청률'을 경쟁작 탓으로만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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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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