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선두를 달리던 모비스를 제물로 9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갔고, 모비스는 이날 패배로 선두 자리를 서울 SK에 내줬다.
LG는 27일 창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모비스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데이본 제퍼슨(37점·11리바운드), 김종규(16점·6리바운드), 김시래(5점·7어시스트) 등의 고른 활약으로 강호 모비스를 81-74로 제압했다. 2015년 새해 들어 무패행진이다.
이날 승리는 의미가 크다. 모비스는 이날 전까지 LG와 상대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섰지만 베스트 전력으로 격돌한 것은 5라운드가 처음이다.
LG가 김종규, 제퍼슨, 문태종, 김시래 등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부상과 슬럼프에 허덕이는 바람에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기록한 LG는 올 시즌에는 초반 한때 8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한 LG는 그야말로 매서웠다. 특히, 에이스인 제퍼슨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경기당 21.7점으로 트로이 길렌워터(오리온스)를 제치고 최근 득점 선두로 떠오른 제퍼슨은 모비스전에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7점을 쏟아 부었다.
지난 25일 안양 KGC전에서 자신의 올 시즌 최다인 41점을 넣은데 이어 시즌 두 번째 개인 최다득점. 팀 동료 크리스 매시의 부상 공백으로 2경기 연속 혼자 풀타임을 버텨야 했던 체력적 부담은 제퍼슨 앞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모비스가 제퍼슨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비전술을 가동했음에도 통하지 않자 유재학 감독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도 했다.
제퍼슨은 팀이 9연승 행진을 달리는 동안 자신의 시즌 평균을 훨씬 웃도는 무려 28.5점을 쏟아 부으며 신들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지난해보다 부진한 활약으로 몸 관리 소홀과 경기 외적인 사생활에서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제퍼슨은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실력으로 모든 의혹을 깔끔하게 불식시키고 있다.
김종규 가세도 LG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KCC전 도중 오른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장기간 결장했던 김종규는 무려 40여일 만인 지난 15일 삼성전부터 다시 코트 에 모습을 드러냈다. 컨디션과 체력을 고려해 복귀 후에는 평균 출장시간을 30분 이하로 조절하고 있지만 김종규가 가세하면서 LG는 리바운드와 수비가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김종규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어느덧 5할 승률마저 회복한 LG는 21승 20패로 단독 5위에 올라 상위권 진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4위 오리온스와는 불과 1.5경기 차다.
LG의 상승세는 상위권 판도가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현재 SK와 모비스가 양강 체제를 이루며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그 밑에서 꾸준하게 따라붙고 있는 3위 원주 동부가 있고, 오리온스가 대형 트레이드로 길렌워터-리오 라이온스의 특급 외국인 선수 조합을 구성했다. 여기에 LG마저 후반기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추가하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플레이오프 대진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이제는 어떤 팀들도 지금의 순위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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