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같은 오피스텔, 호텔 같은 아파트

박민 기자

입력 2014.12.08 15:22  수정 2014.12.09 12:12

아파트형 오피스텔, 호텔형 아파트 등 상품 경계 허물며 진화 또 진화

아파트 펜트리를 적용한 '위례 오벨리스크' 오피스텔 주방 모습ⓒ데일리안 박민 기자

최근 주택시장에서 여러 상품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장점을 결합한 주택상품이 등장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오피스텔에 아파트 평면이 적용되고, 아파트에 조식 뷔페 등의 호텔식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크로스오버(교차 혼합)를 통해 새로운 시장 변화를 맞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평면처럼 남향배치는 물론 3면 발코니에 3베이를 적용해 조망권까지 확보한 오피스텔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드레스룸과 주방 펜트리 등 수납공간도 아파트 못지 않게 설계해 오피스의 특징과 아파트의 기능까지 겸비하는 추세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아파트와 달리 상업용지나 업무용지에 들어설 수 있는 것도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상가나 상권이 잘 발달돼 있는 곳에 들어서 생활 인프라를 편하게 누릴 수 있다.

한화건설이 이달 위례신도시에서 공급을 앞두고 있는 ‘위례 오벨리스크’는 아파트 평면을 적용해 사실상 아파트로 봐도 무망할 정도다. 천정고의 경우 일반 오피스텔(2300mm)보다 20cm 더 높게 설계해 아파트와 같은 개방감을 시현했고, 세대당 1대 이상의 주차공간 제공, 그간 오피스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펜트리(독립형 주방수납공간)’까지 확보해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제 옥포동에 공급예정인 ‘거제 옥포 신화 더 블루’ 오피스텔은 전용률을 63%까지 끌어올렸다. 보통 아파트 전용률이 70~80%, 주상복합이 60~70%, 오피스텔이 50% 안팎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주상복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이다.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적용되는 테라스를 적용한 오피스텔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광교신도시에서 공급예정인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일부 세대 전면에 테라스가 확보돼 인근 호수 조망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각 세대가 마치 단독주택처럼 넓은 전용마당을 가진 셈이다.

김수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통 수요자들이 주택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입지인데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적은 대지면적에도 들어설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입지 강점이 높고 주상복합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면서 “이같은 이점으로 향후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틈새상품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을 품은 아파트도 등장해 주택 수요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서 공급된 '트리마제'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교통편·호텔·레스토랑 예약 등 맞춤형 심부름을 대행해주는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가 적용된 상품이다.

호텔급 조식 뷔페와 린넨, 청소, 발렛, 포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주거환경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구의 약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파트 공화국이다”며 “주류를 이뤄온 아파트 대신 새로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이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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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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