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효과' 한화,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꼴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11.15 01:22  수정 2014.11.15 23:13

‘팬들이 임명한 최초 감독’ 수식어 얻으며 화려한 귀환

벌써부터 ‘김성근 효과’ 혹독한 훈련에 선수들 정신 번쩍

김성근 감독 부임 후 한화 이글스는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으로 부상했다. ⓒ 연합뉴스

역사상 이렇게 주목받는 꼴찌 팀이 있었을까.

감독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연일 화제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화의 변신은 바로 김성근 감독의 부임에서부터 비롯됐다. 2011년 SK 와이번스에서 경질된 이후 프로 무대를 떠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은 최근 한화의 지휘봉을 잡고 3년 만에 프로 무대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요구하는 한화 팬들의 적극적인 여론이 구단을 움직였다는 점에서 '팬들이 임명한 최초의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것도 이례적이다.

김성근 감독은 강도 높은 스파르타 훈련과 '이기는 야구'로 유명하다. 최근 6시즌 동안 5차례나 꼴찌를 기록하며 패배주의와 매너리즘이 몸에 밴 한화를 개혁하기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쌍방울 레이더스, 태평양 돌핀스, LG 트윈스, SK 등 그리 강하지 않았던 전력의 팀을 맡아 혹독한 조련을 거쳐 강팀으로 바꾸어놓았던 전력은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한화에서도 벌써 '김성근 효과'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화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마무리 캠프는 새해 초 전지훈련에 비하면 강도가 높지 않고 크게 주목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물며 한화 같은 만년 꼴찌 팀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한화의 혹독한 훈련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지시 한마디에 따라 선수들은 고참부터 전원 삭발을 단행하고, 마무리 캠프에서는 수비 훈련의 비중이 커지는 등 일사불란하게 변하고 있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도 높아져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보다 한화의 마무리 캠프가 더 주목받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국내에서의 일정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던 김성근 감독은 최근 오키나와로 다시 돌아가 강도 높은 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한화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훈련일정이나 지도 스타일은 예전과 바뀐 게 없다. 달라진 건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자세다.

김성근 감독은 "예전엔 팀 전력보다 먼저 선수들의 의식을 바꾸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선수들이 먼저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지고 덤벼든다"고 감탄했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팬들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 보여줄 김성근의 한화가 이전과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화의 전력을 감안할 때 당장 우승이나 4강권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최소한 탈꼴찌와 함께 리빌딩에 대한 가능성만 발견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다. 김성근 감독도 계약기간 3년 동안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팀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김성근 감독은 현역 최고령 감독이다. 현재 프로야구 감독들은 대부분 현역 시절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제자뻘이다. 젊은 감독들이 득세하는 프로야구에서 백전노장 김성근 감독이 여전히 트렌드를 주도하는 야구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 조범현 KT 위즈 감독과는 공교롭게도 다음 시즌 모두 소속팀을 바꿔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당대 최강으로 꼽히는 류중일 감독의 삼성을 맞이해 김성근식 '이기는 야구'가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굳이 김성근 감독이나 한화의 팬이 아니라 할지라도 김성근 야구 자체가 만들어낼 숱한 이야깃거리들은 다음 시즌 프로야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밑반찬과 같다. 다음 시즌 한화의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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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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