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6개월째를 맞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하루 15시간 이상 깨어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심장기능을 포함한 신체기능은 정상을 회복해 안정적인 상태"라며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며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을 수 있는 수준이며, 아직 사람을 알아보는 인지 및 판단 능력 등 완벽하게 의식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외부 자극에 반응 보이는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이는 입원 한달째인 지난 6월보다 조금 더 호전된 상태다.
삼성그룹은 지난 6월 18일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이 매일 아침, 저녁 이 회장을 찾아 문안인사와 함께 구두로 현안설명을 하고 있다"며 "이때 손발을 움직이거나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 하루에 8~9시간 정도 눈을 뜨고 있다"고 상태를 전한 바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5월 10일 자택에서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어 저체온 치료를 받고 진정치료를 계속하다 심폐 기능이 정상을 되찾아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며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또 지난달에는 이 회장을 자택으로 옮겨 치료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이 회장의 자택 치료에 대비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 침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의료용 승강기 설치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퇴원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공사를 한건 맞다"면서 "그러나 퇴원시기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에도 이 회장의 호전 상태에 따라 자택 치료 방안은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의 장기 입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 부회장은 시진핑 주석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연이은 만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일각에서는 올 연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회장 승진은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12월 초 진행됐으나 올해에는 1~2주쯤 앞당겨져 이번달 중순이나 말에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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