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 부활 날갯짓…잠자던 타선 깨웠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한철 기자

입력 2014.11.08 20:56  수정 2015.01.12 22:00

3차전까지 1안타 부진, 4차전서 감 잡앗다

빠른 발로 그라운드 종횡무진 ‘톱타자의 정석’

넥센 서건창이 부활하자 넥센 타선도 훨훨 타올랐다. ⓒ 넥센 히어로즈

잠자던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이 마침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서건창이 살아나자 넥센 타선도 모처럼 탄력을 받고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넥센은 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홈런 4방을 작렬하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9-3 대승을 거둔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만들며 창단 후 첫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는 그간 부진을 면치 못한 타선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차전과 3차전을 모두 내주는 동안 단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던 넥센은 모처럼 활발한 타격으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승리의 중심엔 선발 밴헤켄의 호투와 이택근, 유한준, 박헌도의 홈런포가 있었지만 넥센 팬들이 가장 반가웠던 건 역시 서건창의 부활이었다.

서건창은 3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안타는 1개에 그쳤지만 주루와 수비 등 모든 면에서 단연 돋보였다. 어찌 보면 이날 넥센의 공격이 살아날 수 있었던 건 루상에 나가 상대 수비를 흔들어준 서건창 덕분이었다.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볼 때 서건창의 부활이 절실했다. 5~7차전을 앞두고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듦과 동시에 서건창이 살아났다는 것은 넥센으로선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압권은 1회말 공격이었다. 서건창은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를 때려낸 뒤 후속타자 이택근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택근이 뜬공으로 물러나자 서건창은 유한준의 타석 때 다시 3루를 훔치며 초반 분위기를 넥센 쪽으로 끌고 왔다. 한 이닝 2개의 도루 성공은 포스트시즌 10번째이자 한국시리즈에선 4번째 나온 기록이다.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 유한준은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때렸고 서건창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서건창의 원맨쇼로 만들어낸 득점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서건창은 2회 1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마틴과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다. 마틴은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으며 서건창의 헛방망이질을 유인했지만 속지 않았다. 결국 서건창은 유한준의 좌월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초반 서건창의 활약은 대량득점의 빌미가 됐고 결국 넥센이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로 내내 고전한 서건창이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스스로 활로를 찾았다.

서건창의 활약 속에 넥센은 오랜 만에 넥센다운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서건창의 주루플레이와 가공할 타선의 폭발력, 그리고 선발 밴헤켄의 호투까지 모든 것이 척척 들어맞았다. 제 아무리 최강 삼성이라 해도 이날만큼은 넥센의 폭발력을 잠재울 수 없었다.

이제 한국시리즈는 10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3연전을 통해 승자를 가리게 된다. 201안타 48도루로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보낸 서건창의 한국시리즈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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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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