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 신인 드래프트 2순위 김준일(22)이 명가재건을 꿈꾸는 서울 삼성의 새로운 희망봉으로 떠올랐다.
김준일은 2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4점을 기록하며 78-75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 부임 이후 첫 3연승을 내달리며 4승 6패로 KCC, 창원 LG와 공동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시즌 첫 7경기에서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쳤던 삼성은 최근 조직력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심에 김준일이 있다.
김준일은 경기당 평균 13.0득점 3.4리바운드 1.6블록슛을 기록하며 삼성의 주전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득점은 국내 선수 3위이며 올해 데뷔한 신인 선수 중 1위다.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오리온스 이승현(8.4득점 4.0리바운드)와 비교해도 개인성적과 팀 공헌도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김준일은 3연승 기간 평균 18.7득점에 61%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연승행진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KCC전에서는 리그 최장신센터인 하승진을 상대로도 대등한 골밑 대결을 펼치는가 하면 4쿼터 승부처에서 8득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으로 신인답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준일의 맹활약은 삼성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다. 삼성은 시즌 초반 1순위로 선발했던 리오 라이온스의 부진 속에, 키스 클랜턴 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위기에 봉착했다. 이상민 감독은 외곽플레이를 선호하는 라이온스를 스몰포워드로 돌리고 김준일을 주전 센터로 낙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개막 후 5경기에서 13.6득점 7.0리바운드 1.6도움을 기록한 라이온스는 제 자리를 찾은 이후 최근 5경기에서는 무려 27.4득점 16리바운드 3.2도움을 기록하며 전혀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라이온스의 부활은 이상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가 살아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외곽에서의 일대일 공격을 선호하는 라이온스를 대신해 골밑에서 궂은일을 해준 김준일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준일은 리바운드와 수비, 스크린 등 빅맨 본연으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기회가 생기면 페인트존에서 과감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적극성과 배짱이 뛰어나다.
김준일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활약하던 베테랑 이동준은 백업으로 밀렸고, FA로 영입한 송창무는 거의 출전시간도 얻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김준일의 약진은 신인왕 구도에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승현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반면, 2라운드 들어 김준일이 치고 나오면서 한층 흥미진진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몇 년간 암흑기를 보냈던 삼성 농구로서는 김준일이라는 유능한 신인을 얻으며 리빌딩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게 더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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