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에 반칙을 가한 수니가(위), 1994년 월드컵에서 피격 살해된 에스코바르(아래).
브라질의 1-7 대패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콜롬비아 대표팀의 수비수 후안 수니가(29·나폴리)의 신변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독일은 9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7-1 대승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독일은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월드컵 역대 최다골(16골)이 나왔고, 이후 토니 크로스와 교체 투입된 안드레 쉬얼레의 2골, 사미 케디라의 추가골을 묶어 7골을 완성했다. 반면, 브라질은 후반 막판 오스카가 만회골을 넣었으나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분노가 치달은 브라질 축구팬들은 한 목소리로 수니가를 원망하고 있다. 그로 인해 브라질 축구의 핵인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수니가는 지난 5일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후반 43분 무릎으로 네이마르의 허리를 가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네이마르는 척추 골절상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남은 경기 출장이 어려워졌다.
결국 수니가는 경기 후 네이마르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브라질이 독일에게 잇따라 실점하자 트위터를 통해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특히 수니가는 브라질전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낀 듯 “신이시여, 저를 보호해 주세요”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수니가에 대한 테러를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유는 과거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 때문이다. 바로 콜롬비아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사망 사건이다.
당시 콜롬비아는 축구황제 펠레로부터 우승후보로 지목되는 등 강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고, 결국 조별리그 탈락에 그치고 만다.
특히 콜롬비아 축구팬들은 약체였던 개최국 미국에게마저 1-2로 패하자 분노가 하늘을 찔렀는데 하필이면 에스코바르가 이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결국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고향인 콜롬비아 메델린의 한 거리에서 움베르토 무노스로부터 총격을 당했다.
당시 무노스는 에스코바르를 향해 “자책골에 감사한다”고 말했으며, 12발의 총탄을 발사할 때마다 “골”이라고 외치는 엽기적인 행각까지 벌였다. 징역 43년형을 선고받았던 무노스는 지난 2005년 10월 6일 콜롬비아 제2의 도시인 메데인 법원으로부터 조기석방 판결을 받고 수감 11년 만에 풀려나 콜롬비아 국민들이 분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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