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스트라이크존 판정과 비디오 판독 변수 등에 흔들리며 조기 강판됐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서 열린 ‘2014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2.1이닝 72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물러났다. 사이영상에 빛나는 벌렌더를 넘어 시즌 10승을 꿈꾸던 류현진의 예상 밖 부진에 매팅리 감독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과의 대결로 말 그대로 쉬어갈 타순이 없었다. 게다가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팀 타율 1위를 달리는 강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배해왔던 지난 경기들과 달리 아웃카운트 잡기도 버거울 정도였다. 지난 4월5일 샌프란시스코전 2이닝 8실점(6자책) 이후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이었다. 팀도 현재 크게 뒤진 상태라 패전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 부진에는 구심의 스트라이크존도 한몫했다. 류현진은 이날 구심의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고전하며 원하는 공을 뿌리지 못했다. 경기 도중에는 평소와 달리 볼 판정에 이해할 수 없나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출발을 좋았다. 류현진은 다저스 타선이 1회초 대거 5점을 올려 5-0 리드를 잡아 어깨가 가벼웠다. 하지만 2회말 대거 5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토리 헌터에게 우중간 큰 타구를 맞았다. 우익수 푸이그는 민첩한 펜스 플레이로 2루를 향하던 주자를 잡아냈다. 2루심 판정도 아웃.
푸이그 호수비로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디트로이트 어스무스 감독이 아웃 판정에 항의하며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후 헌터가 2루에서 세이프로 바뀌며 무사 2루 위기에 놓이게 됐다.
5점의 리드를 안고 있는 류현진에게 무사 2루 자체가 넘지 못할 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을 하는 데 2분 이상 소요됐고, 그 사이 투구 리듬이 깨진 것이 문제였다. 류현진은 이후 체인지업이 높게 형성되면서 연속 안타를 맞고 급격히 흔들렸다.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로 몰린 뒤 알렉스 아빌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수아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로 몰렸다. 라자이 데이비스 타석을 앞두고 돈 매팅리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류현진의 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매팅리 감독이 내려간 뒤 바로 데이비스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데 이어 무사 만루에서 폭투로 추가 실점했다.
결국, 오스틴 잭슨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안 킨슬러에게 좌전 적시타, 미겔 카브레라에게 좌중간 쪽 적시타를 연달아 맞고 5-5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J.D 마르티네스의 중전안타로 다시 1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헌터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에만 8개의 안타를 맞고 5실점 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류현진이 이처럼 집중타를 맞은 것은 스트라이크존과 비디오 판독 등의 변수도 있지만 승부구가 통하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그동안 직구를 위닝샷으로 주로 사용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곁들여 효과를 봤다. 하지만 이날 디트로이트 타선 앞에서는 체인지업이 높게 형성되는 등 좀처럼 통하지 않았고, 빗맞은 타구마저 안타가 되는 불운이 겹쳐 ‘멘붕’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의 부진은 3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알렉스 아빌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후속타자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류현진은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적시타를 맞고 5-6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류현진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제이미 라이트로 교체됐다. 라이트가 잭슨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류현진의 자책점은 7점이 되면서 2점대 진입을 노리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65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포함 인터리그 원정 4경기 19.2이닝 19실점 평균자책점 8.69를 기록, 다시 한 번 아메리칸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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