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령 MVP’ 불혹 앞둔 문태종 위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4.15 10:26  수정 2014.04.15 10:27

압도적인 표차로 생애 첫 정규리그 MVP 등극

실력과 위상 여전, KBL 진정한 레전드 자리매김

문태종이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MVP로 선정됐다. ⓒ 창원 LG

‘4쿼터 사나이’ 문태종(39·창원 LG)이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별에 선정됐다.

문태종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서 개최된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유효표 98표 중 71표를 획득,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2010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한국프로농구(KBL) 무대에 데뷔한 문태종은 올 시즌 소속팀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불혹의 나이에도 정규리그 54경기에 출전해 13.5점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해결사로 활약하며 소속팀 LG의 13년만의 챔프전 진출에 기여했다.

창원 LG 소속으로 정규리그 MVP에 오른 것은 2000-01시즌 조성원 이후 두 번째다. 문태종은 조성원과 김병철 이후 역대 세 번째 슈터출신 MVP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 귀화선수로는 첫 정규리그 MVP 수상으로 지난 챔프전에 모비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문태종의 친동생이기도 한 문태영이 올해 챔프전 MVP에 오르며, 프로농구 사상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형제가 독식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75년생인 문태종은 역대 최고령 MVP이기도 한다. 종전 최고기록은 2008-09 시즌 주희정이 당시 32세의 나이로 MVP에 올랐다. 현역 KBL 선수 중에 문태종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문태종 만한 나이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문태종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LG와 1년 계약을 맺으며 6억 8000만원의 연봉으로 KBL 최고연봉자의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실력과 위상 모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문태종의 위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문태종의 MVP 수상은 생각해볼만한 숙제도 남겼다. 문태종의 기량이 특출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냉정히 말해 전성기를 지나 KBL에 데뷔했고 이제는 불혹을 바라보고 있다.

문태종이 아직도 리그를 지배할 정도로 변변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현주소는, 한국농구의 스타 기근 현상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문태종 외에 올해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문태영, 조성민, 양동근 등도 모두 30대를 훌쩍 넘긴 베테랑들 일색이다.

문태종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노장임에도 기량과 체력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데다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FA 자격까지 얻었다. 우승을 노리는 팀들에게 문태종 카드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

문태종은 KBL 역대 최고령 선수인 이창수(42세 은퇴)의 기록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귀화혼혈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제는 어엿한 KBL의 레전드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문태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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