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소트니코바 불참 '사고사례 반면교사?'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4.03.18 12:48  수정 2014.03.18 21:44

현역 올림픽 챔피언으로서 이례적 세계선수권 불참

과거 사라 휴즈 재논란 사례 의식한 행보 분석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은 17일(한국시각) 소트니코바가 오는 24~30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4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 게티이미지

퍼주기 논란 속 '피겨퀸' 김연아(24)를 제치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피겨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세계선수권대회 불참이 확정됐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은 17일(한국시각) 소트니코바가 오는 24~30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4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소트니코바 대신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 안나 포고릴라야(16)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 러시아 대표로 나선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음달 아이스쇼 계획까지 밝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다. 소트니코바의 불참에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은 "소트니코바가 휴식을 취하고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트니코바의 우승이 휴즈의 우승만큼이나 놀랍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피겨 전문가들과 팬들 의견이 비등한 가운데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세계선수권대회 엔트리에 후보 선수로 등록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은퇴를 고민했던 김연아도 금메달을 차지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와 아사다 마오(24·일본), 그레이시 골드(19·미국) 등 상위권 강자들이 모두 출전한다. 게다가 소트니코바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다음 목표는 세계선수권 우승”이라고 밝힌 바 있어 불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여자 피겨 챔피언이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불참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8년 타라 리핀스키, 2002년 사라 휴즈(이상 미국), 2006년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이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경우다. 소트니코바는 겨우 18세에 불과한 앞길이 창창한 선수다. 그리고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중요한 시기다. 차곡차곡 실전을 쌓아야 ‘2018 평창 올림픽’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금메달 따내며 제2의 사라 휴즈가 된 모양새다.

2000년 미국 선수권 3위, 2001년 세계 선수권 3위 정도의 실력을 보유했던 사라 휴즈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어이없는 채점 방식(구채점제)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미셸 콴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피겨스케이팅 채점 방식이 도마 위에 올라 현재의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2002 세계선수권에 불참한 뒤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그쳤다. 휴즈가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황당한 행보를 그리고 있는 소트니코바도 본의야 어떻든 이런 ‘사고사례(?)’를 의식해 이번 대회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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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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