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기적’ 오리온스, SK전 9연패부터 저지하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3.17 08:53  수정 2014.03.17 14:14

정규시즌 포함 플레이오프서도 석패 ‘8연패’

크게 앞서다가도 해결사 부재와 실책으로 자멸 ‘패턴 반복’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은 분위기 면에서 지난달 11일 벌어진 5라운드 접전의 재방송 같았다. ⓒ 연합뉴스

이제 고양 오리온스에 남은 기회는 단 한 번이다.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구도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SK가 쾌조의 2연승을 달리며 2시즌 연속 4강 진출에 1승만 남겨놓았다. 반면, 오리온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 6라운드 내내 SK를 한 번도 꺾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포함 SK전 8연패. 총 4번이 4쿼터 이후에 당한 역전패였다.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은 분위기 면에서 지난달 11일 5라운드 접전의 재방송 같았다.

당시에도 오리온스는 무려 1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쿼터에 동점을 허용했고, 3차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87-94로 무너졌다. PO 2차전에서도 연장전만 가지 않았을 뿐, 15점차 리드를 허공에 날리고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이라는 SK 쌍두마차의 폭발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막판 어이없는 실책과 해결사 부재로 자멸하는 패턴까지 판박이였다.

오리온스를 더 힘 빠지게 하는 것은 4쿼터만 되면 도지는 '희망고문'이다. 일방적으로 전력차를 절감했으면 미련이라도 없을 텐데,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뒤집히는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더 허탈할 수밖에 없다.

오리온스의 해결사 부재는 3점슛 의존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오리온스는 2경기에서 총 49개의 3점슛(18개 성공 36.7%)을 던져 25개를 시도한 SK(12개 성공 48%)에 비해 두 배나 많았다. 적중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SK에 비해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오리온스는 리바운드싸움에서 1차전(25-35)에 이어 2차전(22-32)에서도 SK에 또 10개나 뒤졌다. 제공권 싸움에 계속 밀리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외곽슛에 의존하는 패턴으로는 SK를 넘기 어렵다. 1차전에서 2점슛 성공률이 45.2%(14/31)에 그쳤던 오리온스는 2차전에서는 55%(22/40)까지 크게 끌어올렸지만, 정작 중요한 4쿼터에는 다시 적극적인 페인트존 공략을 하지 못하고 3점슛에 의존하는 습관이 되풀이됐다.

SK의 견고한 3-2드롭존에 막혀 시간에 쫓겨 던지는 3점슛은 대부분 림을 벗어났고 리바운드는 모두 SK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78-80으로 역전당하고 최후의 공격기회에서도 오리온스의 마지막 공격옵션은 주득점원도 아니고 이날 슛감도 저조했던 포인트가드 이현민(2점)의 3점슛이었다. 2차전 4쿼터 마지막 10분은, 올 시즌 오리온스가 왜 SK를 한 번도 이길 수 없었는지 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편집본이었다.

기회는 한 번 뿐이다. 역대 5전3선승제로 펼쳐진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연승한 경우는 총 8차례 있었지만, 여기서 3연승으로 뒤집기에 성공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이중 5번이나 1,2차전 승리팀이 3차전까지 쓸어 담으며 싱거운 3연승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됐다.

오리온스는 0%의 기적을 노려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시리즈 승패를 떠나 올 시즌 내내 악연을 이어왔던 SK를 상대로 끝내 단 한 번도 이기지못하고 시즌을 접는다면 오리온스로서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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