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SUV 차종 연식별 잔존가치. 사진은 가장 높은 잔존가치를 나타낸 기아차 스포티지R.ⓒ카즈
SUV 차종은 평균적으로 중고차시장에서 높은 잔존가치가 유지되며 ‘귀족’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SUV라고 모두 대접이 똑같은 건 아니다. 모델별로 잔존가치가 최대 20%포인트까지 차이나기도 한다.
21일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에 따르면, 국산 SUV중 연식별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모델은 기아차 스포티지R이다.
스포티지R은 현재의 3세대 모델이 처음 출시된 2010년식이 2.0 TLX 2WD 최고급 트림 기준 신차가격 2440만원에서 현재 중고차가격 1810만원까지 감가됐다. 또, 신차가격이 2499만원인 2011년식 동일 트림의 경우 현재 중고가는 1960만원으로, 78.4%의 잔존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4년을 타다 팔아도 차량 가격의 4분의 3은 건지고, 3년을 타다 팔아도 5분의 4는 건지는 셈이다.
2012년식은 신차가격 2499만원에, 현재 중고가 2110만원으로 잔존가치가 84.4%에 달한다.
반면, 르노삼성 QM5는 스포티지R과 극단적인 차이를 보인다. 2WD LE 모델 기준 2010년식은 신차가격 2710만원에서 현재 중고가격 1500만원까지 떨어지며 55.4%에 불과한 잔존가치를 보였고, 2011년식은 신차가격 2730만원, 중고가격 1620만원으로 잔존가치 59.3%에 머물렀다.
이같은 잔존가치 차이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수요와 밀접하게 관계된다. 중고차시장에서 인기 있는 SUV 중고차는 두터운 수요를 바탕으로, 중고차업자가 공격적인 가격으로 차량을 매입하기 때문에 중고차시세도 높은 가격에서 유지된다. 하지만 수요가 적은 모델의 경우 보수적인 가격으로 매입하게 되며 이는 곧 중고차시세 하락으로 이어진다.
스포티지R의 경우 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은 차다. 기아차에서 K5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디자인으로 꼽히며 2010년 출시 이후 준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왔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지난해에도 4만3993대의 판매실적으로 최고 자리를 유지했다.
모델 자체에 대한 인기가 높으니 중고 매물로 유입되는 물량이 많더라도 중고차 시장에서의 수요로 충분히 커버된다.
반면, QM5는 신차 판매량이 많지 않아 중고차 시장에서도 회전율이 낮은 차종이다. 신차 판매량이 적으면 공급도 줄지만, 사고 팔리는 빈도 역시 낮아 수요층이 크게 형성되지 않는다.
디자인 역시 2007년 말 출시된 이후의 모습을 지난해까지 유지하며 선호도가 희석됐다. 2011년 페이스리프트 때도 변화는 크지 않았고, 올 들어서야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전면 디자인을 일부 손봤다.
현 시점에서 2012년 이전 연식의 QM5를 구입한다면 도로에 돌아다니기 시작한 지 무려 7년이 지난 노후 모델을 구입하는 셈이니 수요층이 넓어지기 힘들다.
싼타페 CM 역시 잔존가치가 낮은 SUV중 하나로 꼽힌다. 2010년식은 64.1%, 2011년식은 70.1%에 불과하고, 최근 연식인 2012년식도 74.1%에 머물고 있다.
싼타페는 전통적으로 신차 시장에서나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로 꼽히지만, 2013년 출시된 싼타페 DM 쪽으로 인기가 몰리면서 싼타페 CM이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잔존가치가 높다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차량의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신차를 구매한다면 잔존가치가 높은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다만,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잔존가치가 낮은 차가 오히려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카즈 최경욱 과장은 “잔존가치가 낮다는 것은 신차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를 생각한다면 잔존가치가 낮은 차량을 구매하는 것도 경제적인 방법”이라며 “게다가 3~4년이 지난 차량은 이후부터 감가의 폭이 낮아지기 때문에 추후 되팔 때도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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