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승기·김연아'가 부러운 우리은행

목용재 기자

입력 2013.11.21 12:30  수정 2013.11.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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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집행에 예보 '눈치', 규모도 경쟁사보다 적어…"하루빨리 민영화 해야"

좌측부터 배우 하지원(외환은행), 피겨선수 김연아(국민은행), 야구선수 류현진(농협은행), 배우 류준상(하나은행)ⓒ데일리안

인지도 높은 유명인의 이미지를 은행에 투영시켜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전형적인 은행권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에 각 은행들은 유명 연예인이나 방송인, 스포츠 스타 등 광고모델이나 홍보대사로 앞세워 이미지 부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은 배우 장동건 이후 스타 마케팅이 실종된 상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은 이미 오래 전에 가수 이승기, '피겨퀸' 김연아, '체조요정' 손연재 등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을 발탁했다.

농협은행(은행장 신충식)은 광고계에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몬스터 99' 류현진과 계약을 맺었다.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은 KBS 드라마 '넝쿨째굴러온당신'을 통해 '국민남편'이라는 별칭을 얻은 배우 유준상을,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은 도전 정신과 끈기있는 배우로 평가받는 하지원을 TV광고 전면에 배치했다.

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도 조준희 은행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전국노래자랑'의 국민MC 송해와 깜찍한 아역 스타 김유빈을 내세워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친근한 금융'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KB금융이 여 프로골퍼 박인비와 스폰서십을 체결한 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가 만점이었다.

그 결과 전 세계 언론을 통항 광고 노출, 매출 증가, 무형의 가치까지 따진다면 3000억원의 홍보효과를 얻었다.

또한 기업은행은 송해를 파격적인 광고모델로 활용하면서 기업만의 은행이 아닌 국민 모두의 은행 이미지로 탈바꿈하면서 브랜드 기여에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인지도 높은 유명인들을 앞세워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우리은행은 먼발 치에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돈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7월까지 배우 장동건을 광고모델로 사용한 이후 유명인의 모델 발탁을 중지했다. TV광고도 중단된 상황이다. 경비절감을 위해 장동건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TV광고도 중단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못 하는 원인은 책정된 광고비도 적을뿐더러 광고비 집행의 자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은행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6가지 항목의 MOU를 체결하고 관련된 가이드라인에 맞춰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외 홍보 전략을 구사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해 중순까지 장동건을 모델로 활용한 것은 2010~2011년 우리은행의 수익성이 좋은 상황에서 몇년치 예산을 모아 '큰 마음' 먹고 풀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예대마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은행의 경영에 타이트한 관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마케팅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아킬레스건은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의 적극적인 광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광고비 집행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자율적인 광고비 집행 등 자율경영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빨리 추진돼야 한다"면서 "예를 들자면 다른 시중은행들이 광고비로 1억을 쓴다면 우리는 1000만 원 정도밖에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광고비 집행의 제약은 TV방송 광고 중지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TV광고를 내보내면 최소 3개월은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3개월 동안 적게는 10억에서 많게는 100억 이상이 소요된다. 우리은행은 현수준으로 책정된 광고비용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돼있지 않기 때문에 광고비가 다른 은행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준"면서 "우리은행이 공적자금을 많이 받은 금융사다보니 다른 은행들보다 감사도 많은 편이다.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앞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선 높은 비용을 지불해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형성돼있다. 광고모델비 투입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은행의 모델료와 광고효과는 무관하다"면서 문제 삼은바 있다.

당시 김재경 의원에 따르면, 리서치회사 밀워드브라운이 조사한 은행광고 부문 최초상기도 점유율은 기업은행이 1위(44.3%)로 국민은행의 23.9%를 크게 앞질렀다. 기업은행의 광고모델은 연 3억 원선의 모델료를 받는 국민MC 송해였다.

반면 국민은행의 광고 모델인 김연아와 이승기의 몸값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모델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의원은 "기업은행 사례는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쓰는 은행권의 관행이 최선의 선택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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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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