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17일 이대형과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옵션 2억원 등 총 24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액수 자체도 놀랍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계약기간을 4년이나 보장받았다는 점이다. 당초 이대형은 원소속팀인 LG와의 우선 협상 때 입장 차가 너무 커 계약을 맺는데 난항을 겪었다. 일각에서도 아예 올 시즌 심각한 부진을 감안, 최악의 경우 FA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대형은 올 시즌 10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7 13도루에 그쳐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선구안이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 타격감마저 되찾지 못해 리드오프로서 실격이라는 평가를 시즌 내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형은 KIA로부터 주위의 박한 평가 이상의 가치를 존중받았다. 일각에서는 아예 몸값 거품이 절정에 달한 이번 FA 시장서 최대 승리자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몸값 형성에 있어 이렇다 할 정답은 없다. 과한 액수 또는 현저히 적은 금액이더라도 구단과 선수가 합의를 이루면 그것이 바로 몸값인 게 시장논리다.
이대형이 파격적인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톱타자 자원을 잃어버린 KIA의 속사정과 궤를 함께 한다. KIA는 전날까지 기존 리드오프였던 이용규와 우선 협상을 맺는데 실패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IA가 제시한 금액은 4년간 60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액수였다. 그러나 이용규는 이를 마다하고 한화로 떠났다.
결국 김주찬만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꾸리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KIA가 잽싸게 이대형 영입전에 나섰다. 여기에 이대형이 KIA의 연고지인 광주 출신(광주일고 졸업)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KIA 입장에서는 이대형이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을 때의 기량만 선보인다면 충분히 아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대형은 FA 계약을 마친 후 “고향팀에서 뛰게 되어 매우 기쁘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다시 한 번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욱과 손시헌은 9구단 NC행을 확정지었다. NC는 17일 이종욱과 계약기간 4년에 총액 50억원(계약금 28억원+연봉 5억원+옵션 2억원), 손시헌과는 4년간 총 30억원(계약금 12억원+연봉 4억원+옵션 2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합의했다. 이제 남은 FA는 두산 출신의 최준석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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