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힐 퇴출, 센슬리 영입..시즌 초 구상 원점으로
김주성 빠진 가운데 이승준 센터 역할..허물어진 골밑
허버트 힐이 퇴출되고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승준은 외국인 빅맨들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 원주 동부
막강할 것이라던 동부의 트리플포스트는 결국 2라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동부는 최근 비골 골절 부상으로 교체된 허버트 힐을 대신해 줄리안 센슬리를 영입했다. 하지만 팀은 9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팀 창단 이래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세웠다.
힐의 교체와 센슬리의 영입은 결국 동부의 올 시즌 구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항복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힐은 이미 부상을 당하기 전부터 무기력한 플레이로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었다.
믿었던 힐의 실패로 결국 동부는 귀중한 1순위 외국인 선수 카드를 허공에 날린 꼴이 됐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를 거치며 한국프로농구(KBL)에서 외국인선수로 괜찮은 경력을 쌓아왔던 힐은 이로써 역대 최악의 1순위 중 한명이라는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대체카드가 '고작' 센슬리라는 점도 동부의 곤혹스러운 현주소를 보여준다. 센슬리는 지난 시즌에도 교체선수로 동부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득점력이 있고 다재다능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2·3번에 가까운 외곽 플레이어지 센터 수비나 리바운드를 기대할 수 있는 빅맨은 아니다. 동부는 센슬리가 활약했던 지난 시즌 20승 34패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김주성의 부상으로 가뜩이나 높이가 허약해진 동부에서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사실 센터였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키스 랜들먼 역시 포워드에 가깝고 득점력이나 빅맨 수비는 평균 이하다. 그만큼 현재 시장에서 괜찮은 대체선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김주성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이승준이 또다시 외국인 선수를 전담하는 센터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지난 시즌으로의 회귀나 다름없다.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 나선 동부의 라인업은 더 이상 '높이의 팀'이 아니었다. 힐이 교체되고 김주성 마저 부상으로 결장한 동부의 골밑은 이승준과 렌들먼이 지켰다.
이승준이 모비스의 로드 벤슨을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센슬리는 아직 동료들과 호흡을 밎지않았다. 데뷔 이후 평균 14점을 넣으며 동부의 주포로 활약하던 두경민 마저 이날은 모비스 양동근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데뷔 첫 무득점의 수모를 겪었다. 고비마다 거듭되는 실책과 슛 난조에 이충희 감독은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동부는 모비스전에서 56점을 넣는데 그쳤다. 중반까지는 그런대로 선전했으나 4쿼터 들어 체력과 조직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동부의 다음 상대는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15일)이다. 1라운드에서 동부는 삼성에 1점차로 신승했지만, 김주성이 건재했음에도 경기 내내 끌려다니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삼성은 정통 센터인 마이클 더니건이 가세하며 한층 전력이 두터워졌다. 지금의 동부에서 과연 더니건을 제대로 막을 선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동부는 과연 팀 최다 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경신할 것인가. 언제까지 속절없이 김주성과 윤호영의 복귀만 기다려야 할까. 전통의 강자로 꼽히던 동부의 현 주소가 참으로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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