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공정위 조사, 무엇이 문제?

데일리안=김영진 기자

입력 2013.11.05 13:14  수정 2013.11.05 14:51

지분 아닌 혈연기업으로 유사사업 영위, 높은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 지속

에이스침대 집안이 또 다시 불공정 거래 논란에 휩싸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침대 업계 1, 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의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최근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에 매출과 거래 관련 내부 자료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두 회사 및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서로 소재나 생산시설 등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거나 임대하는 등 부당한 지원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해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당하게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았는지 등 불공정 거래행위 여부도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지난 2009년에도 담합을 통해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가격표시제를 실시한 것이 공정위로부터 적발돼 각각 42억원과 10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 받은 바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자료 제출을 하라고 한 건 맞으며 이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문제 삼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784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기업에 속한다. 시몬스침대 역시 913억원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런 대기업도 아닌 기업들을 공정위가 두 번 씩이나 조사에 나선 것은 이들이 친족관계에 있는 기업들이고 유사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불공정 거래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5000억원대의 크지 않은 침대 매트리스 시장이지만, 이 시장에서 에이스침대는 수십 년째 1위를 지키고 있고 시몬스침대도 2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회사는 지난해 각각 20%와 13%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에이스침대 지분은 안성호 사장이 74.56%와 그의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이 5.00%를 보유하고 있다.

시몬스침대는 안 회장의 둘째 아들인 안정호 사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안 회장 역시 2002년 미국 썰타침대와 국내 판권 협약을 맺고 별도의 침대사업을 펼치는 등 국내 침대시장의 주요 3개 업체를 안 회장 일가에서 경영하고 있다.

특히 썰타침대의 경우 별도의 생산시설 없이 에이스침대와 같은 제조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이 썰타침대 판권을 인수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썰타침대는 1990년대 국내 대진침대와의 제휴를 통해 대진썰타침대라는 이름으로 에이스침대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브랜드다. 대진침대 측과 썰타의 판권 계약이 끝나자 안 회장이 이를 인수한 것이다.

또 섬유업체인 톱섬유, 가구업체인 후렉스코리아, 리오벨라 등이 친족관계 등으로 인한 특수관계기업이다.

에이스침대가 지난 한 해 이들 친족기업에 지급한 매입 및 기타비용은 173억원 수준이다.

한편 안 회장의 사위가 경영하는 노블레스 미디어 인터내셔날도 에이스침대와 지분 관계는 없지만 친족으로 얽힌 특수관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공정위 조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침대는 노블레스에 자사 홍보를 비롯해 광고 기획 및 제작 등 일체의 마케팅을 맡기고 있다. 또 노블레스에서 발행하는 여러 매거진에 광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노블레스 지분은 안 회장 사위인 명제열 대표가 30%를 보유하고 있고 안 회장의 딸인 안명숙씨가 30%, 그의 자녀인 명혜원, 훈식이 각각 20%씩 보유하고 있다. 안명숙씨는 이 회사의 홍보이사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경쟁 가구나 침대 회사들이 노블레스에 광고를 하려고 해도 받아주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오랜 기간동안 노블레스에서 볼수 있는 침대 및 가구 광고는 에이스침대와 관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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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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