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주최 토론회서 김영환 주대환 등 분석
"RO 산하조직 위에 당조직 존재할 가능성 높다"
“RO(혁명조직)가 존재한다면, 그 산하에 수많은 활동가 조직이 존재하고, 또 그 위에 RO를 지도하는 당(黨)과 같은 핵심지도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8일 오후 서울 동교동 가톨릭회관. 1970~80년대 운동권의 대표적인 활동가들이 ‘이석기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영환, 주대환, 이광백 등 주체사상파(주사파) 출신 인사들은 ‘이석기 사건의 교훈과 한국사회의 과제’ 토론회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발자취와 속내까지 파헤쳤다.
특히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이석기의 RO가 과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과 궤를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은 1992년에 결성됐다가 1997년 해산된 지하혁명조직 민혁당의 잔류 세력이 지금까지 남아 활동해왔다는 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그 근거로 △지도이념과 강령 동일 △조직 체계와 운영방식 유사 △조직의 주요 인물인 이석기를 포함한 과거 민혁당 당원이거나 관련자라는 점을 꼽았다.
이 대표는 “‘RO 회합’은 경기지역 RO인 셈인데, 이 조직이 민혁당 잔류세력이라면, 경기지역뿐 아니라 서울, 영남, 광주 등의 지역에도 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의 주요 성원들은 RO의 핵심 간부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RO를 철저하게 수사하면 ‘당’의 윤곽을 어느 정도는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어쨌든 RO를 지도하면서 북한과 직접 연계됐을 것으로 보이는 ‘지도핵심조직’과 그 성원을 찾아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북한과 교신 가능성에 대해선 “종북 지하당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남북 연대를 중요시한다는 점”이라며 “이석기가 북한과 연계했을 가능성이 7~80%다. 최근 조직의 연락 업무를 띠고 방북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주요 인물의 암호 이메일을 해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통진당 종북성향 알면서도 정치적 이득에 손잡아"
그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대해서도 “일부 진보정치세력과 야당은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그룹이 종북성향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손을 잡았다”며 “정치적 이득에 눈이 멀어 비겁하게 국민을 속이고 이석기 그룹과 연대함으로써 종북지하혁명세력의 숙주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석기 그룹이 종북지하당 세력이라는 것이 분명해졌고, 그들이 어떻게 영향력을 확대해왔는지 드러났다면, 이제 야당과 진보정치세력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석기 그룹을 포함한 종북세력과 결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980년대 국내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인민노련의 리더였던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이석기의 심리상태’에 대해 “‘RO 회합’ 녹취록을 꼼꼼히 봤는데, 굉장히 불안한 심리, 흔들리는 마음이 느껴졌다”며 “그런 집회를 한 것은 동지들에게 동요가 있으니 긴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 대표는 이어 “이들이 모임에서 폭탄이니 총이니 발언한 것은 자기들이 혁명가로서 도망 안가고 조직에 따르겠다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한 것”이라며 “이석기가 조직의 동요를 걱정해서 모였는데, 집회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대표는 “이석기 그룹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우호적인 토양이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이고, 그들과 세계관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라며 “486세대가 야권을 놓아 주어야 한다. 486세대의 사상문화혁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대표는 “여권을 장악하고 조정하는 486세대가 이제는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바란다”며 “그들의 건방과 오만, 무지는 여전하다. 선배들의 한국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의 성과나 고민의 축적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고 하지 않고, 북한방송만 듣던 태도가 여전한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구속 수감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9월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 참석해 두 손을 모은채 턱을 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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