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농구에 16년 만의 농구 월드컵 진출권을 안긴 주역인 경희대 콤비 김민구(22)와 김종규(22) 진로가 오는 9월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은 동기 두경민(22)과 함께 경희대 3인방으로 불리며 자줏빛 군단의 대학무대 평정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를 강타한 '져주기 논란'이 이들 괴물 신인들을 영입하기 위한 프로구단들의 꼼수라는 논란이 일어났을 정도였다.
경희대 3인방이 1~3순위를 나눠가질 것이 유력한 가운데 1순위는 김민구와 김종규의 경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7~10위 팀(동부·LG·KT·KCC)이 각각 23.5%의 1순위 지명권 확률이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유력한 1순위 후보 중 과연 어느 팀이 더 원할까. 그리고 둘은 어느 팀으로 가는 게 더 이로울까.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은 쪽은 김종규다. 김주성 후계자로 꼽히는 김종규는 207cm의 장신에 탁월한 운동능력까지 갖췄다. 지금 당장 어느 프로팀에 입단해도 즉시 전력감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종규를 가장 간절히 원할만한 팀은 단연 LG다. 문태종-김영환 등 포워드진이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토종 빅맨이 부족하다. 김종규가 가세하면 이 부분을 단숨에 만회하며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KT나 KCC도 나쁘지 않다. KT는 장재석이 있고 KCC는 하승진이 내년에 복귀하지만, 김종규가 기동력이 있고 파워포워드까지 소화가능하기에 막강한 트윈타워를 구축할 수 있다.
김민구에게 어울리는 팀은 단연 동부다. 가드로서는 큰 191cm의 신장에 스몰포워드까지 소화할 수 있다. 슈팅력도 정상급이다. 동부는 김주성-이승준-허버트 힐-윤호영으로 이어지는 높이에 비해 가드진에는 박지현-이광재 외에는 확실한 선수가 부족하다. 1·2번을 오가는 김민구가 가세하면 완벽한 내외곽 밸런스를 갖춘 '국가대표 라인업'이 완성된다.
반면 가장 어울리지 않는 팀은 어디일까. 토종빅맨이 많은 동부에는 굳이 김종규 자리가 절실하지 않다. 동부가 김민구를 1순위로 놓치더라도 김종규보다는 오히려 또 다른 특급가드인 두경민을 노릴 확률이 더 높다. 물론 김주성과 이승준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김종규를 후계자로 키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포지션 불균형은 감수해야할 문제다.
김민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보여준 놀라운 활약으로 주가가 높아지며 각 팀들의 계산에도 변수가 생겼다. 문제는 동부를 제외하면 나머지 1순위 후보들이 모두 김민구의 주 포지션인 2번 자리에 강점이 있다는 점이다. KCC는 이미 강병현과 김효범, KT에는 조성민이 있다. 더구나 LG는 김시래와 양우섭 외에 슈터 자리에도 문태종과 김영환만으로 이미 포화상태라 김민구가 가도 출전시간을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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