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재임 중 두 번째 사고 '불운'

박영국 기자

입력 2013.07.08 11:12  수정 2013.07.08 11:20

2011년 7월 제주도 화물기 사고 이후 두 번째

두 번 고개 숙인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왼쪽은 윤 사장이 7일 오후 오쇠동 본사에서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착륙 중 충돌사고를 일으킨 OZ 214편 여객기와 관련한 기자회견 중 사과인사를 하는 장면. 오른쪽은 윤 사장이 지난 2011년 7월 28일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47화물기 제주 해상 추락 사고와 관련해 수습 대책 등을 밝히고 있는 장면.ⓒ연합뉴스

지난 7일 새벽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로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지독한 ‘불운’이 주목되고 있다. 창사 이후 발생한 세 번의 사고 중 두 번이 윤 사장 재임 중 발생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사고 당일인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인해 탑승객 및 가족들을 비롯한 국민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머리 숙여 깊은 사과를 전해드린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같은 대국민 사과는 약 2년 전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지난 2011년 7월 28일 새벽 제주도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추락사고 당시에도 윤 사장은 서울 오쇠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국민들과 정부 관계자, 기장·부기장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인 바 있다.

항공기 사고는 기상 악화와 같은 외부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고 발생이 반드시 CEO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번 샌프란시스코공항 여객기 사고는 물론, 2년 전 제주도 화물기 사고도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원인이야 어찌됐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항공사는 책임을 져야 하고 수장은 전면에 나서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각종 사고 수습과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한 노력도 수장의 몫이다.

항공기 사고는 항공사 CEO가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그동안 영업적자에 허덕이던 아시아나항공이 성수기를 맞아 반전을 노리고 있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불운이다.

보험 가입액수(9950만달러, 약 1144억원)가 사고 피해금액(1373억원)에 육박해 직접적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통상 항공기 사고가 해당 항공사에 대한 안전성 우려로 이어져 탑승률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무형의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회사 실적으로 역량을 평가받는 CEO로서는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2011년 제주 화물기 사고 역시 그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이어오던 18년 무사고 기록이 깨진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윤 사장의 커리어에 상당한 타격이 됐다.

항공기 사고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혹자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할 확률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988년 출범 이후 25년간 항공기 사고가 단 세 번 발생했다. 1993년 전남 해담에서 B737 여객기가 산에 충돌해 66명이 사망한 사고와 2011년 제주도 화물기 사고, 그리고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객기 사고가 전부다.

공교롭게도 회사 역사상 세 차례의 사고 중 두 번이 윤 사장의 재임 중 발생했다. 항공사 CEO로서는 되도록 직면하지 말아야 할 곤란한 상황을 윤 사장은 재임 중 두 번이나 맞게 된 것이다.

한편, 윤영두 사장은 2005년 말 금호타이어 소속에서 아시아나항공 관리본부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08년 말부터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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