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LG' 신바람 타고 제2의 화양연화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7.06 09:17  수정 2013.07.06 09:20

신바람 야구로 우승 차지한 1994 추억 떠올라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 속에 선수단 사기 최고조

최근 LG가 마치 1994년과 같은 신바람 야구의 부활을 알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연합뉴스

LG 팬들에게 최고의 '화양연화'는 1994년이었다.

LG 역사상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던 시기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다. 첫 우승에 빛난 1990년도 대단했지만 1994년의 LG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당시 LG 닉네임이 바로 '신바람 야구'였다. LG는 안정된 투타전력과 신구조화를 앞세워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내용 자체도 흥미로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마운드와 수비로 리드를 지키는 야구도 잘했지만,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거나 1~2점차 박빙의 승부에서도 유난히 강했다.

2013년의 LG가 승승장구하면서 1994년과의 평행이론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이른 감도 있지만 실제로 올해의 LG는 19년 전과 분위기상 여러모로 흡사하다.

오지환-문선재-김용의-정의윤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약진한 라인업은 유지현-서용빈-김재현 등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과 유사하다. 당시 한대화-노찬엽-김용수 등 노장들이 중심을 잡았다면, 2013년에는 이병규-박용택-이진영-봉중근 등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무승부가 한 번도 없다는 것도 1994년과 2013년의 닮은꼴.

LG는 5월 말부터 무려 10연속 위닝시리즈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연패는 한 번도 없었고, 6월 승률은 16승5패 승률 0.762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3.55), 팀타율 2위(0.280)의 기록은 리그 최고의 투타 밸런스를 자랑한다. 2위 LG는 선두 삼성과도 어느덧 2게임차.

매년 여름만 되면 LG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DTD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은근슬쩍 자취를 감췄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의미의 'DTD'는 LG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저주의 구호와도 같았다. 하지만 벌써 7월이 됐음에도 불안의 조짐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지난 3일 한화전은 LG 상승세의 위력이 확연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LG가 경기 중반까지 2-7로 뒤지다 종반에 9-8로 뒤집는 장면은 유독 역전승이 많았던 1994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물론 상대가 최약체 한화이기는 하지만 LG의 집중력과 투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팬들이 가을잔치에서 멀어졌던 지난 11년간 기다려온 LG '신바람 야구'였다.

달라진 LG 분위기는 덕아웃에서 그대로 감지된다. 최근 LG 벤치는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질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누가 앞장서서 주도하지 않아도 서로를 격려하고 분위기를 띄운다. 한화전에서 초반 대량실점 했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추격전도 어느 한두 명이 잘해서 이끄는 것이 아닌, 고른 활약과 응집력, 그리고 헌신이 돋보였다. 한화 타선이 18안타 5볼넷에도 8득점에 그친 반면, LG는 그보다 절반의 안타로 9점을 뽑았다. 잘 나가는 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승리는 오로지 선수들의 힘"이라는 표현으로 달라진 팀 분위기에 고무됐다. 선수들이 이제야 이기는 재미와 뒷심에 눈을 떴다는 만족감도 숨기지 않았다. 다시 불어오는 LG의 신바람은 벌써 가을을 향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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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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