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급변시 한반도 붕괴 시나리오 보니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3.05.17 13:59  수정 2013.05.23 13:04

<굿소사이어티 칼럼>2006년부터 3, 4년주기 핵실험하다 갑자기 한해 2번

중국 단독 개입 불가능…충분한 국제법 연구해서 각종 대응책 준비해야

북한이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이어 한반도 정전체제를 파기하고 남측을 공격하겠다는 연이은 협박을 가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조만간 제4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반도에서 북핵과 북한의 대남 위협 등으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2006년에 첫 핵실험을 실시한 후 3차에 이르기까지 3~4년 주기로 핵실험을 반복해왔다.

이 주기를 무시하고 같은 해에 2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북한이 핵보유국가가 되려는 기대와 야심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지난 제3차 실험은 핵탄두의 경량화 및 소형화 시도와 더불어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무기 개발과 실험 의혹까지 받고 있는 마당에 향후 핵실험이 누적된다면, 설사 국제사회가 핵보유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하는 국가로 진입하는 현실을 우리 눈앞에 두고 있다.

핵보유국가에 대한 집착 심리가 너무도 큰 북한

반면에 북핵에 맞서야 될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 핵억제력을 갖지 못하고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여 북에 대해 핵억지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는 상식처럼 되어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여 한반도 핵시대의 살얼음판을 지나가야 하는 한국의 운명이 새삼 절박하고, 자칫하면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 엄중한 정세에 놓여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여러모로 한반도 및 동북아 국제정치에 정세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한국이 핵을 가진 북한에 대처해나갈 새로운 생존법을 모색하는 기회를 제공했다.2013년 초에 북한이 던져 준 과제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점들을 헤아려 국가 생존 전략을 짜야 할까? 3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 체제가 당분간 붕괴하기는 어려워졌으며, 오히려 체제가 결속되고 강화하는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논의들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궁극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일으키는 온갖 해악과 더불어 국내에서 주민들에게 가하는 인권 탄압과 경제난 가중 같은 이른바 모든 ‘북한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북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정권교체(regime change)’론이 제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은 정권안정을 보장하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경고했다. 또 핵을 그렇게 많이 갖고 있던 소련도 결국 붕괴했음을 강조했다.

김정은 체제 해체되면 북핵문제 해결된다?

이같은 논의와 주장들은 모두 상식적인 측면을 담고 있는 ‘건전한’ 발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원리와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볼 때, 과연 핵을 가진 나라가 핵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핵 때문에 붕괴한 경우가 있을까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국가적 생존 및 적대국으로부터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 어떤 나라도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한 경우는 없었다.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제사회의 압력에 의해 비록 핵을 포기했지만 가상 적대국도 없었고, 핵이 국가적 생존을 위해 절박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순순히 포기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상태에서 저절로 핵을 보유하게 된 카자흐스탄이나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는 아예 위의 경우에 해당이 안 되는 예외적 사례이다.

이와 달리 북한은 과거 어떤 핵개발 국가들보다도 핵개발 의지가 강하고,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가 국가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만큼 향후에 자발적으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북한에서 현 김씨 왕조가 무너지고 설사 자유민주체제가 들어서더라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핵이 단순히 정권적 차원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국가이익의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기에 북측이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종식되면 핵문제가 해결되리라는 예상은 실제로 검증 가능성이 낮은 가설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고, 한국의 안보 정책 1순위가 북핵 제거에 초점에 맞출 수밖에 없다면 한국은 무엇을 전제로 대비해야 하는가?

결국 북핵은 (한국을 포함한) 외국에서 북한에 들어가서 핵을 찾아내서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이르게 된다. 이를 위해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이라크처럼 평시에 개전하여 북한을 굴복시키고 대량살상무기를 찾기는 힘들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내켜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남은 가능성은 북한 급변사태 시 미국과 한국군 및 국제사회의 협조로 북한에 개입하여 핵을 찾아내어 안전하게 관리하는 길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화 봉화예술극장에서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급변사태시 개입과 북핵의 통제는 어떻게?

그동안 북한에서 있을지도 모르는 급변사태에 대해 국내에서 논의가 있을 때마다 항간에 우려사항으로 많이 제기된 것이 급변 사태 시 중국이 북한에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국내 좌파는 물론이고 우파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상당수가 급변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급변사태가 나면 중국이 단독 개입하게 되어 한국이 오히려 불리하게 되고, 통일의 길도 멀어진다는 결론을 내곤 했다.

그러나 제3차 핵실험 이후 사실상의 핵억지력 미비와 북한에 의해 조성되고 있는 안보 불안 상황을 절실히 경험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북핵을 제거하거나 적어도 안전하게 우리의 수중에서 통제할 수 있는 기회로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만전의 태세가 요구된다.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중국은 결코 단독으로 북한에 개입할 수 없다. 중국은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국내적 불안 상황에 개입해 본 적이 없다. 또한 중국이 북한과 맺은조중조약에 의거해 북한에 군대를 진주시킬 것이라는 논거도 빈약하다.

조약에 입각해 중국이 개입하려면 북한이 무력공격을 받아야하는데, 급변사태가 발생했다고해서 한국이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력공격을 할리 만무하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남측 단독 혹은 남측이 미국과 연합하여 북측지역에 개입할 때, 이를 북측에 대한 ‘무력공격’으로 간주하여 중국이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시킬 가능성도 원천적으로 배제시킬 수 있다.

북한에 의한 요청(invitation)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남측과 미국 등이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하여 UN 안보리 등에 의한 지지 또는 용인(blessing) 하에 북한지역에 개입하는 경우, 중국에 의한 집단적 자위권 발동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중국도 주변국들과 타협에 의한 ‘협조적 개입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이 이때 원만하게 조정을 하여 개입이 현실화되는 경우를 우리 입장에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그렇게 어려운 상황 조건은 아니다.

다만 급변사태 시 UN 등 국제사회의 합의 하에 북한에 대량살상무기를 찾으러 가도 그것을 쉽게 찾을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 급변사태 시 서로의 입장 차이에 따른 반목보다는 정확한 북핵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등 협력의 정신이 요구되는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

북한이 붕괴되면 바로 한반도가 통일될까?

북한 급변사태 악화 시 UN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문제는 한국의 의사와 배치되는 내용을 갖고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담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북한체제가 붕괴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더라도 한반도 통일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가기 위해 부단히 한반도 정세를 변화시켜왔기 때문에 일단 대한민국의 안전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핵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전제는 북한에 어떤 체제가 들어서더라도 향후에 북측이 핵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에서 비롯되며, 이를 가정한 시나리오와 대응책을 구상하는 단계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북핵이 드리우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불안을 해소하고 예측 가능한 한반도 미래를 기대한다면 이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를 위한 한국의 대비책은 첫째, 한반도 문제의 해결 주체로서 한국의 참여가 당연하다는 논리를 국제법과 무관하게 설파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둘째, 첫 번째 사항과 더불어 실제 상황에 앞서 대비할 수 있는 영역 중에 국제법이 사실상 중요하고, 근거에 입각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국제법적 검토와 이에 입각한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 한국은 미국과 북핵정보를 공유하는 체제이지만, 유사시 신뢰할만한 북핵 정보를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 혹은 국제사회에 제공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북핵 관련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결국 북핵 문제와 한반도 유사시 대응에 대해 모든 상황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 주체는 바로 한국인들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미룰 수 없는 사안으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본다.

글/우평균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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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굿소사이어티 학술심포지엄 'UN과 한반도 : 역사적 성찰과 미래의 방향'에서 발표된 필자의 논문을 칼럼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굿소사이어티 홈페이지(http://www.goodsociety.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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