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루 왕자의 입회를 승인해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351년 전통의 과학연구 학회인 왕립학회는 최근 회원 투표를 거쳐 앤드루 왕자를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왕립학회는 투표에 171명이 참여해 147명이 찬성하고 24명이 반대해 앤드루 왕자의 회원 가입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원 1천128명이 기권해 투표 참여율이 11%에 그친데다 투표도 변칙적으로 이뤄져 학회 내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비판적인 회원들은 투표용지에 찬성표 칸만 제시돼 반대하려면 손으로 내용을 적거나 용지를 훼손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회장을 지낸 로버트 메이 옥스퍼드대 교수까지 나서 앤드루 왕자의 회원 가입을 승인하는 학회의 투표 진행 방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왕립학회 임원으로 활동했던 제임스 윌스던 서식스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21세기를 왕실에 고개를 조아리는 일에 허비하는 왕립기관은 많지 않다"며 앤드루 왕자의 입회 승인을 "불필요한 아첨"이라고 꼬집었다.
학회 회원인 UCL 런던대학의 데이비드 코훈 교수는 블로그에서 앤드루 왕자가 왕실로부터 받은 부동산을 카자흐스탄 대통령 인척에게 처분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지적하며 입회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 통상대사를 지낸 앤드루 왕자는 외유가 지나치게 잦아 국고를 축낸다는 비판 속에 ´에어마일 앤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코훈 교수는 "학회가 앤드루 왕자의 입회 사전 투표 자료에서 불미스러운 내용은 빼고 학회에 돌아올 혜택만을 강조했다"며 "과학연구에서 용납될 수 없는 범죄인 필요한 증거만 골라 쓰는 일이 학회에서도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학회가 왕실의 특허로 출범했지만 왕실 가족을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이어졌다. 아이작 뉴턴, 존 로크, 찰스 다윈 등이 거쳐 간 왕립학회에는 현재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 윌리엄 왕자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에 대해 왕립학회는 앤드루 왕자의 입회 결정에는 젊은 과학자 양성 및 산학 협력 확대를 위한 학회 행사를 여러 차례 주관하는 등 과학계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또 앤드루 왕자의 자선 조찬 행사에서 440만 파운드(75억원)의 기부금이 걷힌 덕분에 학회 소유 자산의 매각을 피할 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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