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한류...오비맥주 '블루걸' 홍콩 넘버원

홍콩=데일리안 이강미 기자

입력 2013.04.07 10: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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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걸 수출 25주년....세계 맥주 격전장 홍콩서 1위

전 세계 맥주의 각축장인 홍콩에서 한국에서 제조한 맥주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며 ‘맥주의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오비맥주가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방식(ODM)으로 수출하고 있는 ‘블루걸’(BLUE GIRL)‘이다.

블루걸은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홍콩에선 ’최고의 맥주 브랜드‘로 통한다. 일반 대중 맥주들에 비해 가격이 50%나 비싼 프리미엄급이지만 단순 판매량만으로도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구미엘(생산지 홍콩)’, ‘칭다오(중국)’, ‘칼스버그’, 하이네켄‘을 모두 10~3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블루걸’ 제조사인 오비맥주(대표 장인수)는 지난 4일 홍콩 노스포인트 오일스트리트23번가 하버그랜드 홍콩호텔에서 현지 판매사인 젭센그룹과 ‘블루걸 수출 25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양사의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지난 1988년부터 젭센그룹과 계약을 맺고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이다.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은 제조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해외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수출형태로, 주문자의 요구에 의해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중국 본토에 비해 유럽 스타일의 진한 맛을 선호하는 홍콩인들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5도 짜리 ‘블루걸’을 제조해 공급해왔다. 지난 2010년부터는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코올 도수를4.5도로 낮춘 또 다른 ‘블루걸’을 제조, 젭센을 통해 중국본토에 판매하고 있다.

젭센에 따르면 ‘블루걸’은 1988년 수출 첫해만 해도 시장점유율 1~2% 정도의 군소브랜드였으나 2007년 처음으로 ‘산미구엘)’을 제치고 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홍콩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위와 격차를 계속 벌려가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22.4%의 점유율로 홍콩 맥주 시장에서 6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위에 오른 브라질 맥주 ‘스콜(Skol)’과는 10% 포인트가 넘는 격차다.

판매량이 아닌 판매금액 기준으로 따져보면 점유율은 무려 33.8%에 달한다. 영국과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 중국, 남미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맥주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홍콩시장에서 한국 기술로 만든 국산맥주가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젭센측은 ‘블루걸’의 성공요인에 대해 △홍콩인의 입맛에 맞는 부드럽고 깨끗한 맛 구현 △ 홍콩 맥주시장 분석을 통한 소비자 맞춤마케팅 △안정적인 제품 공급 △균일한 품질관리 등을 꼽고 있다.

젭센그룹 음료부문 마이클 글로버 사장은 “오비맥주의 우수한 양조기술력과 홍콩인의 미각을 충족시킨 탄탄한 제품력, 제조사와 판매사간 원활한 협업이 홍콩 맥주시장 1위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향후 대만과 마카오, 중국 본토 등지로 판로를 확대해 중화권 내 대표적인 프리미엄 맥주로 확고한 입지를 굳혀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지화한 맛이 경쟁력
‘블루걸’의 약진은 홍콩시장이 세계맥주의 격전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홍콩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월 현재 홍콩 전체 주류시장은 연간 1500만 상자(500ml 20병 기준) 규모로 주종 별로는 맥주가 77.9%로 가장 크고 이어 와인 19.5%, 위스키 1.0% 순으로 형성돼 있다. 더욱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맥주시장은 홍콩 현지에서 생산되는 ‘산미구엘)’과 ‘블루 아이스(Blue Ice)’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78% 가 다국적 수입제품들로 구성되어 한국 맥주 시장과는 경쟁상황이 판이하다.

이런 가운데 ‘블루걸’은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치고 홍콩의 ‘국민맥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년간 오비맥주가 홍콩으로 수출한 ‘블루걸’ 물량은 411만 상자(500ml 20병 기준). 이는 홍콩인구 710만 명중 성인인구를 600만 명(2011년 홍콩 정부통계자료)으로 봤을 때, 성인 1인당 한해 평균 500ml 짜리 ‘블루걸’ 14병 정도를 마신 셈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블루걸’은 영국의 영향으로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진한 맥주 맛을 선호하는 홍콩 시장의 특성에 맞춰 개발한 필스너 계열의 라거 맥주”라며 “쌉쌀하면서도 시원한 청량감과 부드러운 끝 맛으로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진국 시장에 ‘맥주 한류’ 도전장
국산맥주의 해외수출은 꾸준한 증가추세다. 한국맥주 수출의 65%를 차지하며 국내 맥주 수출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는 홍콩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미국, 몽골 등 전 세계 30개국에 40여 종의 다양한 맥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연간 수출 물량은 2007년 469만 상자(500ml 20병 기준)에 머물렀으나 2009년 779만 상자, 2012년 1,778만 상자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향상으로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1억 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 수출은 대부분 ‘블루걸’과 유사한 형태의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수출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올해부터는 몽골 프리미엄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카스’를 비롯해 ‘OB골든라거’ 등 자체 브랜드 수출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 오비맥주의 복안이다.
특히 유럽풍의 깊고 풍부한 맛이 특징인 ‘OB골든라거’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호주 등지로 수출을 개시해 최근 주문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수 오비맥주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국내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수출된 맥주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맥주 제조기술력과 품질관리능력을 국제무대에서도 인정하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최근에는 ’OB골든라거’ 등 기존 브랜드 제품에 대한 해외 반응도 좋아지고 있어 미개척 시장을 대상으로 한 자체 브랜드 수출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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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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