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가 11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서 개막하는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챔피언에 등극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2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 독일 NRW트로피에서 201.61점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선수권을 일주일가량 남겨둔 현재까지 김연아는 세계 각국의 경쟁 선수들에 비해 기량 면에서 일정 수준 앞서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를 추격하는 선수들의 경쟁구도는 시시각각 요동쳤다. 당초 이번 세계선수권의 경쟁구도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의 양강 구도로 형성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아사다가 이번 시즌에 보여준 기량은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도 한 시즌을 건너뛰고 두 시즌 만에 경쟁무대에 복귀한 김연아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회 흥행을 고려할 때 대회 주최 측 ISU 입장에서는 김연아 대항마로 내세워 흥행몰이를 하기에 가장 좋은 경쟁자는 아무래도 아사다였다. 그러나 올해 초 유럽과 북미의 대륙별-국가별 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 경쟁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포착됐다.
김연아와 같이 최근 경쟁무대에 복귀한 세계선수권 ‘디펜딩 챔피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지난 1월 27일 끝난 유럽선수권에서 특유의 안정적이고 세련된 스케이팅을 앞세워 총점 194.71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대회에서 ‘러시아 희망’ 소트니코바(193.99점)와 툭타미셰바(188.85점)가 각각 2,3위를 차지하며 만만치 않은 유럽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유럽세보다 더 위협적으로 보였던 부분은 세계선수권 개최국인 캐나다와 ‘미셸콴의 재림’을 고대해 온 미국의 유망주의 존재다. 다가올 세계선수권에서 홈 어드밴티지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한 몸에 받을 ‘조애니 로셰트 후계자’ 케이틀린 오스먼드와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가 그 주인공.
우선 최근 캐나다 피겨선수권에서 총점 201.34점으로 생애 첫 자국 선수권 우승을 따낸 오스먼드는 기량 면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캐나다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상승세와 홈 어드밴티지로 인해 김연아에게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유망주 골드는 기량 면에서도 충분한 장점을 지닌 선수다. 골드는 지난 1월 26일 끝난 2013 전미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애슐리 와그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2005년 미셸콴 이후 8년 만에 전미 선수권을 2연패한 와그너보다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와그너에 무려 13점 뒤진 9위에 그치고도 프리 스케이팅에서 그야말로 눈부신 연기를 펼치며 준우승까지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골드의 프리 스케이팅 점수는 132.49점으로 2006년 사샤 코헨(134.03점) 이후 전미 선수권대회 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전미선수권 프리 스케이팅 연기만 놓고 보자면 골드의 기량은 현재 김연아의 경쟁자 내지 추격자들 전체를 놓고 볼 때 김연아에 가장 가깝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당초 김연아와 아사다가 펼치는 한일 양국 선수들의 2파전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였던 세계선수권 경쟁구도는 오스먼드, 골드 등 18세 동갑내기 북미파 유망주들 등장으로 인해 김연아와 북미파의 경쟁구도로 변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일본 오사카에서 끝난 2013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 우승을 향한 경쟁구도는 다시 한 번 요동쳤다.
아사다는 세계선수권에서도 트리플 악셀 포함 높은 기본점수가 걸린 기술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김연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와 상당한 격차로 뒤져있는 것으로 보였던 아사다가 4대륙대회를 기점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서 재조명됐다. 아사다는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쇼트 프로그램(74.49점)과 프리 스케이팅(130.96점) 모두 올 시즌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총점에서도 시즌 최고점 205.4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아사다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주무기로서 한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킴으로써 향후 김연아와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무기를 갖게 됐다.
반면, 오스먼드와 골드는 나란히 저조한 성적에 머물러 세계선수권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세계선수권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출전한 4대륙대회에서 저조한 점수로 순위권 밖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6위에 그친 골드의 점수는 166.66점, 7위에 오른 오스먼드의 점수는 159.38점으로 1위를 차지한 아사다와는 무려 35-40점 정도의 차이가 났다.
작년 12월 복귀전 이후 김연아와 그의 경쟁자들을 둘러싼 경쟁구도는 몇 차례 변화를 겪었지만 결국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아사다로 압축됐다. 일각에서는 아사다가 트리플악셀 포함 전반적인 점프의 정확도가 떨어지는데도 심판들이 번번이 눈을 감고 있다거나 아사다가 시도하는 거의 모든 점프에서 롱엣지 판정을 받고 감점을 당한 아사다가 시즌 최고점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4대륙대회에서 아사다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 이후 착지하다 두 발로 착지하는 실수를 범해 수행점수(GOE)가 깎였고,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트리플 러츠에서도 에지가 잘못돼 감점을 받았다.
아사다는 세계선수권에서도 트리플 악셀 포함 높은 기본점수가 걸린 기술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김연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성공률이 비교적 낮지만 트리플 악셀을 온전하게 구사하는 길 만이 김연아와의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아사다는 월드 챔프 탈환을 위해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 높이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약 3년 만에 김연아와 아사다가 치르는 진검승부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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