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무-폭행 연루’ 농구 올스타전 외면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1.28 09:51  수정

재미·의미·성의·독창성 빠진 올스타전

관중동원실패..폭행연루자 출전 논란도

국내 선수들 대부분은 올스타전에서조차 적극성이 결여된 모습이었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축제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곧 농구인들 스스로를 위한 잔치이기도 하다. 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함께 빠져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는 그러한 열기와 축제 분위기는 없었다. ‘복고’라는 핑계로 식상한 콘텐츠와 흘러간 유행에 기댄 기획은 팬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행사를 주최하고 참여한 이들의 열의가 부족한 모습도 두드러졌다. 재미, 의미, 성의, 독창성 그 어느 것 하나 볼 수 없는 ‘4무’ 올스타전이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이미 지난해에도 레전드 올스타전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는 프로농구 출범 15주년을 기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불과 한 해 만에 다시 재탕된 레전드 올스타전은 결국 지난해의 재방송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농구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의 추억팔기에 기대는 것도 이제는 식상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행사에 참여한 몇몇 올드 스타들은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핑계만 댈 뿐 올스타전에 임하는 최소한의 정신자세도 돼있지 않았다. 명색이 팬들 앞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인데도,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림에도 맞지 않는 공이 속출하는가하면, 본 경기에서는 1~2분도 안 돼 설렁설렁 뛰거나 힘들다고 벤치에 교체사인을 내기 일쑤였다.

한 농구인은 “어차피 웃고 즐기자고 하는 행사인데, 뭐 그리 오버할 필요 있나”고 머쓱하게 웃었지만, ‘즐기는 것’과 ‘성의 없는 것’은 생각의 출발 자체가 다르다. 이미 현역을 떠난 지 오래된 왕년의 스타들에게 전성기의 움직임을 기대한 이들은 아무도 없지만, 몸으로 때울 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최소한의 고민과 성의는 있었어야 했다.

올스타전 당일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퍼포먼스는 주로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었다. 국내 선수들 대부분은 올스타전에서조차 적극성이 결여된 모습이 두드러졌다. 경기 후반에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소 살아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잦은 진행미숙도 두드러졌다. 이틀에 걸쳐서 진행된 덩크 콘테스트는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한 부자연스러운 룰 적용과 장내 아나운서의 서투른 진행까지 겹치며 선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기대했던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몇몇 팬들은 덩크 콘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오히려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전날 폭행시비로 물의를 빚었던 이승준-이동준 형제가 버젓이 올스타전에 출전하고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KBL 관계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관중동원 면에서 올해 올스타전은 분명히 실패작이었다. 전날 레전드 올스타전이 약 5400명의 관중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현역 선수들이 출전한 올스타전 당일도 약 8300명에 그쳤다. 모두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도 영향을 끼쳤지만 전반적으로 관중을 끌어모을 만한 참신한 기획과 노력의 부재가 두드러졌다. 왜 한국농구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지 이유만을 여실히 보여준 올스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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