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기계 실종’ 흥미 잃어가는 프로농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2.12.21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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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점대 1명’ 득점력 감소 두드러진 시즌

국내선수 공격력저하 심각..인기 하락 원인

올 시즌 득점 1위 후안 파틸로의 평균득점은 20.3점에 불과하다.

농구의 꽃은 역시 다득점이다.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이 나오는 스포츠인 농구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은 곧 경기의 주인공이다. NBA에서 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 케빈 듀란트, 르브론 제임스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팀을 승리로 이끄는 유형의 에이스들이었다.

하지만 수비농구가 득세하는 최근 한국 프로농구에서 ‘득점기계’ 유형의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엔 다득점 경기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프로 원년인 1997시즌 초대 득점왕인 칼 레이 해리스(나래)는 평균 32.3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다. 2006-07 시즌 피트 마이클(오리온스)은 무려 35.4점으로 프로농구 역대 한 시즌 최다평균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클 이후 더 이상 30점대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1-12시즌에는 애런 해인즈가 LG에서 27.7점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총 7명의 선수가 20점대 이상의 평균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현재 프로농구 득점 1위는 안양 KGC 인삼공사의 후안 파틸로(20.3점)다. 파틸로를 제외하면 프로농구에게 평균 20점 이상을 올리는 선수는 전무하다. 프로농구의 득점력 감소-빈공 문제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파틸로의 소속팀인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파틸로는 예전정도면 중간급 정도의 선수”이라고 평가한다. 파틸로는 폭발적인 운동능력이 장기이지만 일대일 기술이 빼어나지도 않고 골밑 장악력이나 슈팅이 정교한 유형의 선수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올 들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돋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외국인 선수들도 이 정도인데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 저하는 심각하다. 프로 초창기에는 한국 선수들도 20점대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경우가 흔했다. 서장훈, 전희철, 문경은, 김영만, 조성원, 우지원 같은 농구대잔치 1세대 스타들은 모두 한번 이상 평균 20점대 득점 시즌을 기록했다. 한국농구 통산 1만 3000득점 기록의 주인공인 서장훈은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만 무려 7회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당 15점 이상을 뽑아내는 국내 선수들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올 시즌 현재 국내 선수 득점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귀화혼혈선수들이다. 이승준(동부)이 15.5점으로 국내 득점 1위에 올라있다. 김영환(LG·15.1점)을 제외하면 득점랭킹 국내 상위 5걸 중 4명이 모두 귀화혼혈선수들이다.

수비전술의 비약적전 발전에 비해 공격전술이나 국내 선수들이 기술적인 수준은 오히려 과거보다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구전문가들은 “수비는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극복이 되지만, 공격은 결국 선수 개개인의 기술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지적된다.

과거에 비해 확실한 전문슈터가 사라졌고, 외국인 선수가 귀화혼혈선수들이 팀 내 공격옵션 1·2위를 차지하면서 일반적인 국내 선수들은 공격에서 별다른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패스나 리바운드를 받아먹는 슛에만 의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는 슛이 한국선수들의 강점으로 꼽혔다. 전문 슈터가 아니라도 최소한 오픈 찬스라면 확실히 들어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 중에서는 그런 신뢰를 주는 선수가 드물다. 명색이 프로임에도 오픈 찬스조차 자신 있게 슛을 던지지 못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니 수비밖에 할 수 없고, 경기를 보는 다양한 재미가 떨어진다. 프로농구의 인기 저하에 숨은 구조적인 원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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