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후 첫 전용폰인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있지만 판매점 및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됐던 갤럭시M 스타일을 26일부터 단말기 자급제폰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단말기 자급제란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점 이외의 유통채널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해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됐지만 자급제를 위해 전용으로 출시한 휴대폰은 갤럭시M 스타일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M 스타일에 대해 "4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300만 화소 카메라, 지상파DMB 등을 탑재했지만 자사의 다른 폰들에 비해 저렴하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는 이유에서 자급제 전용 첫 번째 폰으로 선택됐다"고 말했다.
자급제용 갤럭시M 스타일은 통신사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지 않았으며 소비자가 직접 구매 후 SK텔레콤이나 KT 중 원하는 이동통신사를 선택해 개통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자급제 전용폰 출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는 이동통신사와 경쟁하기에는 너무 구형모델이라는 것.
오히려 이를 사용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알뜰폰) 서비스의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단말기 중 하나를 선택해 통신요금 비교를 통해 이동통신사를 선정하도록 만들어 가계 통신요금을 낮추는 것이 단말기 자급제의 취지인데 굳이 옛날에 나온 단말기를 ‘전용폰’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단말기 자급제 출시 자체가 자급제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될 수도 있겠지만 '전용폰' 이라고 한정해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가 싶다"고 우려했다.
오히려 이동통신서비스와 단말기를 확실하게 분리해 이동통신사의 구분 없이 모든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말기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시장의 반응도 싸늘하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갤럭시M 스타일을 삼성전자 모바일 숍에서 판매한다고 했지만 아직 단말기 자급제 전용은 매장에 비치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한 삼성전자 모바일 숍 직원은 "현재 매장에 있는 갤럭시M 스타일 재고는 SK텔레콤용 뿐"이라며 "단말기 자급제 용 갤럭시M 스타일은 매장에 없다. (단말기가) 들어온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나오는 스마트폰에 비해 스펙이 딸리지만 가격이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며 "갤럭시S3 판매가가 100만원을 넘긴 하지만 이통사에서 할부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오히려 지금 나오는 폰을 사는게 훨씬 낫다"고 최신폰을 권유하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 또한 떨어진다. 단말기 자급제 전용으로 출시된 갤럭시M 스타일의 출고가는 49만8000원으로 이동통신사용 출고가 59만9000에 비해 약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이통사의 약정할인 등 혜택을 받을 경우 2년 약정, 3만4000원 요금제 가입 시 단말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방통위는 아직 단말기 자급제가 정책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이통사의 유통망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유통망 등 다양한 곳에서 단말기의 판매가 이뤄진다면 시장 경쟁이 활성화 돼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며 "이번에 출시된 휴대폰이 처음이고 이제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경쟁상황이 점점 좋아질 것이고 그만큼 경쟁력 있는 폰들도 더 출시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M 스타일 외에도 추후 몇 개의 단말기를 자급제 전용으로 추가 출시할 예정이며 LG전자와 팬택 역시 자급제용 단말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 = 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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