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앞서 춤춘 소품조부터 꽃제비출신까지
탈북과정 말할땐 진행자도 출연자도 눈물바다

입력 2012.07.01 13:54  수정

탈북 미녀들의 웃음 희망 아픔 담은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화제

"할머니가 배가 고파 돌아가셨습네다" 매회 생생한 북 소식 시청자 감동

채널A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 촬영현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채널A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 촬영현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2만 5천명 탈북자 시대를 맞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해보자는 의미로 방송되고 있는 '탈북 미녀들의 수다'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하 이만갑)가 매회 다른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세계 최초’, ‘방송 최초’ 남과 북의 소통과 화합을 모색하는 소통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이만갑>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착한 15명의 탈북미녀들이 북한에서의 생활, 탈북과 북송 과정에서의 겪었던 상상 못할 경험담을 토크쇼 형식으로 전달하며 매회 시청자들의 눈시울 적시고 있다.

또한 김정일 앞에서 노래한 소품조 출신 한서희 씨, 달래음악단 출신 한옥정 씨, 북에서 온 나이팅게일 이서윤 씨, 아오지 꽃제비 출신 이은주 씨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15명의 출연자들이 매회마다 각자의 끼를 마음껏 펼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도 선물하고 있다.

<이만갑>을 통해 북한에 대한 실정과 현실 그리고 탈북 과정에서의 각종 수난과 고초를 생생히 접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볼 때마다 감동적이고 모든 출연자 개개인의 사연에 눈물짓고, 가슴 아파합니다”,“재미와 감동도 있으며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이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뭘 할 수가 없습니다” 등 시청자 게시판에 소감을 올리며 <이만갑>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내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이만갑> 녹화 현장에 <데일리안>이 지난 29일 방문했다.

이날 녹화는 <이만갑>에 새로 출연하게 된 탈북미녀 3명에 대한 소개로 본격 출발했다.

4개 외국어에 능통하며 스튜어디스를 꿈꾸고 있다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 서연희 씨,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생소하지만 북한 장마당(우리나라의 시장)에서 직접 모델을 하며 옷을 팔았다는 함경남도 함흥 출신 김시연 씨, <이만갑>의 차세대 에이스를 자신하는 평양남도 영원 출신 김지은 씨가 그 주인공.

새로 등장한 출연자들로 인해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는 통일 비행기 스튜어디스로 변한 서연희 씨가 “빨리 통일 돼 진짜 통일 비행기 스튜어디스 되고 싶다”고 말하자 촬영장 여기저기서 탄식과 함께 한숨이 흘러나왔다.

축 가라앉았던 분위기도 잠시. 현재 평양 민족예술단에서 노래와 사회를 담당하고 있다는 김지윤 씨가 장기인 노래로 녹화 현장을 사로잡으면서 촬영장은 웃음으로 넘쳤다.

이 같은 신참 출연자들의 소개가 끝난 후 프로그램은 자연스레 이날 녹화 주제인 ‘북한의 기념일’에 대한 토크쇼로 이어졌다.

‘태양절’을 주제로 탈북미녀들과 MC가 얘기를 주고받던 중 잠시 녹화 중단되는 돌발 상황 발생. 8월 15일 광복절이 북한에도 있는지의 대한 MC 질문에 탈북미녀들 사이에 광복절이 맞나 해방절이 맞나 하며 설왕설래한 것. 대본에 없는 뜻밖의 상황에도 메인 MC 남희석 씨가 광복절로 정리하며 순간의 위기를 재치 있게 넘어갔다.

또한 제작진들이 기념일에만 제공됐다는 과자꾸러미를 준비해 선물하자 탈북미녀들은 어릴 적 얘기를 주고받으며 추억에 잠시 젖어들기도 했다.

촬영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이만갑>의 하이라이트 출연자 중 한명이 탈북 스토리를 털어놓는 시간이 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분해지고 엄숙해졌다.

채널A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 촬영현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채널A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 촬영현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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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탈북 스토리의 주인공은 신참 출연자 함경남도 함흥 출신 김시연 씨.

“부모님이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부족한 것을 모르고 자랐습니다. 고생 모르고 살다가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북한이 사회적경제체제로 바꾸면서 식량 값이 상승하면서 살아가기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10살이던 딸을 데리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김 씨는 탈북 과정을 덤덤하게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3번 탈북과 북송 과정에서 겪었던 충격적인 사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보위부에 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겨울이었는데 밧줄로 묶어 있었고 콘크리트 바닥에 신발을 벗고 서 있었습니다. 보위부 아가씨들이 옷을 벗기고 때리고 치고, 나오는 게 없으며 고무장갑을 끼고 몸속까지 검사하고....애 때문에 죽을 수 없었습니다.”

상상 할 수 없는 김 씨의 얘기에 MC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탈북미녀 출연진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고통이 생각나는지 연신 눈물을 훔치기만 했다.

프로그램 첫 MC로 나선 강성연 씨는 “가슴이 먹먹해져서...”라며 참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울음을 보였다.

얼마간의 정적이 흘렀을까. 갑자기 출연자 김지은 씨가 “할머니가 가장 그리운데 굶어서 돌아가셨어요. 먹지 못해서 아사했어요”라고 오열하자 촬영장은 순식간에 눈물 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무엇보다 “굶어 죽었다. 아사”라는 말에 탈북미녀 중 일부는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흐느끼기만 했고, MC와 패널들은 도저히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듯 시선을 딴 곳으로 한 채 멍하니 말을 잊지 못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MC 남희석 씨와 강성연 씨의 “기적을 바란다”는 클로징멘트로 웃음과 눈물, 감동을 선사한 이날 녹화는 막을 내렸다.

녹화 전 만난 이진민 담당 PD는 “처음 <이만갑>은 이산가족에 집중했는데 주인공과 탈북자들을 만나면서 상상을 초월한 얘기를 듣게 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탈북자들은 통계로 30만명인데 이것은 어르신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 토크쇼 형식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PD는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만갑>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꿨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고,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확산되길 기대하고 염원합니다."[데일리안 =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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