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여전히 양과 질 풍부한 불펜
FA영입 롯데, 불펜 불안 고질병 해소
최근 프로야구에서 불펜은 선택 사항이 아닌 강팀이 되기 위한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는 이른바 ‘벌떼 불펜’을 앞세워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두산 역시 ‘KILL 라인’의 힘을 바탕으로 SK 라이벌로서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2009년과 지난해 챔피언에 등극한 KIA와 삼성도 유동훈과 오승환이라는 0점대 소방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타력의 팀 롯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허약한 불펜으로 인해 번번이 미끄러졌고, LG가 9년째 가을잔치와 인연을 맺지 못한 이유도 불펜의 양과 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불펜을 지닌 팀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오승환이 건재한 가운데 정현욱-권혁-권오준-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허리가 두껍다.
아쉽게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롯데는 FA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했고, 김사율까지 더해 단숨에 불펜 강자로 떠올랐다. 정대현-이승호가 떠났지만 매년 새로운 투수들이 등장한 SK도 윤길현과 채병용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여전히 ‘벌떼 불펜’을 유지하고 있다.
2012시즌에도 불펜의 중요성은 계속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 설명 필요 없는 역대 최고의 불펜
삼성의 일본인 투수코치 오치아이는 “삼성 불펜 투수들의 능력이라면 일본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 구원진은 지난해 74홀드 48세이브 평균자책점 2.44를 합작,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필승조'만을 놓고 얘기하면 공포는 극한으로 치닫는다. 오승환을 포함한 필승조 5명이 남긴 성적은 18승 12패 71홀드 48세이브 평균자책점 2.31. 여기에 블론세이브는 단 8개에 불과하다. 사실상 불펜이 가동하기 시작하면 경기는 그대로 끝이었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삼성의 불펜은 올 시즌 힘을 배가시켰다. 특히, 포화상태에 이른 선발진으로 인해 몇몇 투수들이 불펜에 가세할 전망. 지난해 원투펀치로 활약한 차우찬과 장원삼, 새로운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 정도가 고정 선발로 뛸 예정인 가운데 배영수, 고든, 차우찬, 정인욱은 4~5선발 경쟁 또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필승조들도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지난해 MVP 투표에서 미끄러졌던 오승환은 기존 돌직구에 투심 패스트볼을 날카롭게 다듬어 더욱 완벽한 마무리로 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자신이 보유 중인 아시아 최다 세이브(47개) 경신에도 도전해볼만 하다.
정현욱 역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부상방지를 위해 최근 8kg을 감량한 정현욱은 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된다. 따라서 ‘대박 계약’을 위해 초반부터 힘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FA 영입 롯데, ‘불펜 불안’ 고질병 치유하나
롯데 불펜은 최근 3년간 4.31(09년 4위)-4.96(10년 7위)-4.15(11년 6위)를 기록하는 등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불방망이가 대량득점을 뽑아내도 불펜이 불을 질러 승리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 롯데는 주포 이대호를 잃었지만 정대현-이승호를 영입하며 이번 FA 시장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혔다. 물론 진정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선 이들이 확실히 뒷문을 막아야 한다.
정대현-이승호의 최대 장점은 다름 아닌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이다. SK V3의 일등공신인 이들은 위기 순간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여러 국제무대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점도 이들이 보유한 최대 무기다. 이는 경험이 부족한 롯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승호 감독 역시 정대현-이승호 활용방안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정대현은 마무리뿐만 아니라 셋업맨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투수. 때문에 7~8회 위기 상황에 조기 등판하거나 기존 마무리인 김사율과 함께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승호는 선발부터 롱릴리프-셋업맨-마무리까지 모든 역할을 도맡을 수 있는 전천후 투수라는 점이 최고의 매력이다. 따라서 팀 사정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단 시즌 초에는 좌완 선발 장원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롯데-SK 불펜 성적.
여전히 양과 질이 풍부한 SK 벌떼 불펜
지난해 SK 불펜은 무려 612.2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불펜 이닝 수가 가장 적었던 롯데(436이닝)보다 176이닝을 더 던진 수치다. 시즌 초부터 선발진이 붕괴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벌떼 불펜진’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고, 불펜 평균자책점 2.78(2위)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정대현과 이승호를 잃었지만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 우투수 기근에 시달렸던 SK는 채병용과 윤길현이 합류, 선발과 불펜의 보강이 이뤄졌다. 또한, 롯데에서 베테랑 언더핸드 임경완을 영입하며 레퍼토리의 다양성도 지킬 수 있게 됐다.
‘고무팔’ 정우람을 필두로 좌완 불펜의 두꺼움도 여전하다. 정우람은 지난해 통산 홀드 부문 1위에 올랐고 '2군의 선동열'로 불린 박희수도 드디어 만년 유망주 껍질을 벗는데 성공했다. 다만, 변수는 대부분의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 부상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SK는 마무리 엄정욱과 전병두 등이 재활 중이라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럼에도 SK 불펜은 여전히 화수분이다. 다른 팀에 가면 당장 필승조로 뛸 수 있는 이영욱, 윤희상, 이재영은 지난해 주로 패전처리 역할을 맡았고, 당장 1군 무대에 통할 수 있는 김태훈과 문광은 등의 유망주는 1~2군을 오르내릴 정도로 양과 질이 풍부하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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