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영훈 작곡가의 ‘마지막 꿈’…뮤지컬 <광화문연가>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11.02.13 23:29  수정

동료들에 의해 완성...3월 역사적인 첫 공연

제작진·배우, 14일 3주기 맞아 묘소 찾아

광화문 정동길에 세워진 고(故) 이영훈 작곡가 노래비.
발렌타인데이인 14일은 대중가요계의 큰 별 고(故) 이영훈 작곡가가 향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1983년 연극음악으로 작곡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고 이영훈 작곡가는 1985년 이문세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시작으로 ‘사랑이 지나가면’, ‘시를 위한 시’, ‘가로수 그늘아래서면’, ‘옛사랑’, ‘붉은 노을’ 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낸 한국 가요계의 거목이었다.

팝 발라드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은 물론이고, 발표는 곧 히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사후 1주년, 정동길엔 그의 노래비가 세워졌고, 그의 노래는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다시 불리며 세월을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

곡을 쓸 때 가사 한 소절도 남들에게 보이는 얼굴이라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했던 그는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곡을 쓰기 전 항상 기도를 하고 매일같이 피아노를 닦았으며 어느 순간 지나가는 몇 소절을 잡기 위해 매일 10시간 이상 밤새워 피아노와 함께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부인인 김은옥 씨는 아침이 되면 노트 위에 수북이 싸인 지우개가루를 치우는 것이 자신의 몫이었다고 한다. 한 소절의 가사를 얻기 위해 쓰고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했던 사람, 그러한 노력으로 많은 이들을 울고 웃게 하는 이영훈만의 감성적인 가사가 탄생한 것이다.

김은옥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곡을 만들 때 마다 "천국엔 아름다운 멜로디가 수없이 많다. 영감을 얻는 그 순간 천국에 있는 멜로디를 하나씩 꺼내어 쓰는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생애 마지막 순간에 그가 남긴 말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가득한 하늘에 가는 것이 행복하다”였다.

고인의 친구이자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 방송인 김승현 씨는 “영훈이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겼고 항상 밝은 미소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매력적인 사람이었고,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던 너무나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그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지난 10일 이영훈 작곡가의 작고 3주기를 맞아 유족과 친구들, 그리고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배우와 제작진은 그의 묘소를 방문했다.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못했던 것은 뮤지컬 <광화문 연가>이기에 이날 자리는 더욱 숙연했다. 묘소를 방문한 이들은 상자 안에 그의 꿈이었던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대본과 포스터를 넣어 묘지에 바쳤다.

부인인 김은옥 씨는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지만 “열심히 임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그저 감사하고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많은 이들에게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고 이영훈 작곡가가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열정을 쏟아 부은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다음달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마침내 첫 선을 보인다.

이지나 연출과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급 스태프진이 대거 합류했으며 윤도현, 송창의, 리사, 김무열, 양요섭 등이 출연해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줄 예정이다. [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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