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vs네덜란드]축구사에 새로운 태양이 뜬다

이상엽 객원기자 (4222131@naver.com)

입력 2010.07.09 09:03  수정

전통강호 불구 최초 또는 32년 만의 결승행

누가 이기든 월드컵 사상 첫 우승..스페인에 무게

득점왕을 노리는 다비드 비야(오른쪽)를 비롯해 페르난도 토레스(혹은 페드로)가 버티는 공격라인은 이름만 들어도 두려운 존재들이다.

스페인 또는 네덜란드 축구사에 새로운 태양이 뜬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12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을 통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양 팀은 매번 ‘우승후보’로 지목됐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공수가 안정된 최상의 전력을 보유한 이번만큼은 반드시 월드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가 비장하기까지 하다.

역대전적에서는 네덜란드가 4승1무3패로 스페인에 다소 앞서 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단 한 차례 맞대결이 없었고, 월드컵 결승이라는 특수성과 최근 A매치 대결이 8년 전이라는 점에서 역대전적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무적함대’ 스페인(FIFA랭킹 2위)은 축구역사상 첫 월드컵 결승무대에 선다.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도 국제무대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치면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유로2008 우승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고, 첨예한 지역 간 대립구도가 많이 약해진 것도 스페인 축구의 진가를 드러내는 원동력이 됐다.

화려한 멤버를 보유한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자평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있다. 유로2008 우승주역들이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건재하고, 2008-09시즌 ‘전대미문 6관왕’을 차지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주축선수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강점은 역시 정확한 패스다. 월드컵 본선 6경기에서 80%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한 스페인은 모든 패스부문(패스시도, 성공, 패스성공률, 숏패스)에서 32개국 중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사비, 이니에스타, 세르지오 부스케츠, 사비 알론소로 이어지는 ‘패스 황태자’들은 다른 차원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득점왕을 노리는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페르난도 토레스(혹은 페드로)가 버티는 공격라인은 이름만 들어도 두려운 존재들이다. 물론 토레스가 침묵에 빠지면서 델 보스케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긴 하지만, 언제든 한 방 터뜨릴 해결사라는 점에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위협적인 대상이다.

스페인은 본선 6경기에서 7득점/2실점을 기록, 진정한 ‘실리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토너먼트 3경기에서는 모두 1-0 승리를 따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선취골을 먼저 빼앗기기라도 한다면, 높은 볼 점유율을 자랑하는 스페인을 뒤집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네덜란드는 로번(왼쪽)과 스네이더르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도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FIFA랭킹 4위)도 월드컵 우승 문턱에서 두 번이나 좌절한 바 있다. ‘토털사커’ 바람을 일으켰던 1974 서독월드컵에서는 개최국 서독 앞에 무릎을 꿇었고,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결승 역시 개최국 아르헨티나에 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네덜란드는 70년대 세계축구를 지배했으면서도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부터 본선까지 무려 14연승을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운이 좋아 연승행진을 이어온 것은 아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공수/좌우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스타플레이어가 맹활약을 나타낸다 해도 특정선수에게 집중되면 밸런스는 깨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로번과 스네이더르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네덜란드는 본선 6경기에서 12득점 5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끈끈한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면서 실점이 늘어났지만, 로번의 복귀로 공격에서 물꼬를 튼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또한, 4강전에서 경고누적으로 모습을 볼 수 없던 수비형 미드필더 니헬 데 용과 오른쪽 풀백 반 더 비엘의 복귀로 수비 안정화를 꾀할 수 있어 큰 힘을 받을 전망이다.

네덜란드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중원에서의 템포 조절이 상당히 능한 팀이다. 두 팀의 특성상 중원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상황.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네덜란드가 중원싸움에서 이긴다면, 사상 첫 월드컵 우승도 요원한 꿈만은 아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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