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이청용과 ´경주마´ 김재성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0.05.17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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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포항 출신 ‘젊은피’ 대표팀 핵으로 성장

에콰도르전서 저력 과시 ‘월드컵본선 활약기대’

지난해까지 K리그를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전 감독(FC서울)과 세르지오 파리아스 전 감독(포항)의 안목이 결국 허정무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귀네슈 감독이 FC 서울에서 주전으로 중용하며 성장시킨 박주영·이청용·기성용, 그리고 ‘파리아스의 아이들’로 불리던 김재성·신형민·황재원 등이 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의 전술운용 폭을 넓혀 주고 있는 이들은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살림꾼’ 김재성과 ‘재간둥이’ 이청용의 기량은 놀라웠다.

득점 장면에서 이청용의 움직임은 꽉 막힌 도로에 홀연히 나타난 오토바이와 같았다.

둘은 기존 대표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형의 선수들이다. 타고난 기술에 영민함과 왕성한 체력까지 갖춘 이들은 단순히 동료에게 패스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공간을 활용할 줄 아는 지능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이청용은 자신에게 공이 오기도 전에 상대 선수의 동작을 역이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뽐냈다. 후반 승부에 쐐기를 박은 골은 이청용의 천부적인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공을 받자마자 전진 트래핑으로 에콰도르의 수비진 7명을 순식간에 굼뜬 지렁이로 만들었다. 이어 영민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2대1 패스로 상대 밀집 수비벽을 벗겨 내며 추가골을 넣었다. 득점 장면에서 이청용의 움직임은 꽉 막힌 도로에 홀연히 나타난 오토바이와 같았다.

이청용이 오토바이를 연상시켰다면, 김재성은 마치 경주마와 같았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공수를 가리지 않고 뛰고 또 뛰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였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이을용을 떠올릴 만큼 몸놀림도 가벼웠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날카로운 킥력을 앞세워 어느덧 허정무호 토탈사커의 중심축이 된 셈이다. 뛰어난 속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이을용 진화형’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런 점에서 김재성은 허정무 감독이 추구하는 ‘11명 전원이 공격수이자 수비수’라는 개념에 가장 적합한 선수다.

허정무 감독은 남은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퍼즐이란 부상에서 신음 중인 박주영의 복귀다. 에콰도르 전에서 아쉬웠던 골 결정력에 마침표를 찍어줄 유일한 희망이나 다름없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을 이끌어낸 ‘히딩크의 아이들’이 있었다면, 이번 월드컵에선 귀네슈와 파리아스가 키워낸 ‘K리그의 아이들’이 또 다른 신화를 꿈꾸고 있다. 과연 이들이 온 국민의 염원인 원정 16강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허정무호는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위해 22일 출국할 예정이며, 30명 가운데 4명의 탈락자를 제외한 26명만이 비행기에 오른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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