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이승렬이 드러낸 조커의 가치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10.05.17 20: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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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전 후반 교체투입돼 선제 결승골 작렬

안정환 등 조커역할 공격수 긴장

허정무호의 최전방 공격진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도 이승렬의 입지를 넓게 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 승선을 향한 허정무호 ´킬러´들의 무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듯했던 공격진에 이승렬이라는 신예 카드가 급부상, 다시 한 번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승렬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벌어진 ‘E1 초청 월드컵 대표팀 평가전’ 에콰도르전에 교체투입, 후반 27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 일본전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승렬은 또다시 A매치에서 존재가치를 드러내며 큰 경기에 강한 ‘조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현재 조커 공격수로 가장 앞서있는 것은 단연 안정환이다. 허정무호에서 아직까지 A매치 골은 넣지 못했지만,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이 있는 안정환은 허정무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히든카드다. 하지만 이승렬이 패기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도전장을 던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정환은 에콰도르전에서는 시차적응과 컨디션상의 문제로 일단 벤치를 지켰다.

경기 후반 투입되는 조커는 많지 않은 득점기회에도 ´한 방´으로 분위기를 뒤집어야 하는 역할이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질 만한 타이밍에 투입돼 한 두 차례 역습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할 수 있는 돌파력과 스피드는 필수 조건이다. 이승렬은 이날 가상의 아르헨티나로 불리는 에콰도르전에서 ‘조커’의 조건을 모두 보여줬다.

현재 허정무호의 최전방 공격진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도 이승렬의 입지를 넓게 한다. 부동의 제1공격수 박주영이 부상으로 A매치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전방에 붙박이 주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근호가 최근 서서히 폼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A매치에서 1년 넘게 무득점에 시달리며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게 사실이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에콰도르전에서 전반 이동국과 염기훈의 투톱을 가동하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동국은 전반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냈지만 소속팀에서 강행군을 거듭한 탓인지 체력이 일찍 떨어졌고, 윙어가 전문인 염기훈은 상대 수비에 측면으로 빠지려는 성향이 드러났다.

최전방에 허용된 월드컵 티켓은 4~5장 정도로 예상된다. 박주영 정도만이 월드컵행이 확실시 된다. 나머지 후보들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1~2명은 탈락의 고배를 들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경험과 이름값에서 가장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이승렬이 최근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선배 공격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과연 킬러들의 주전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주목할 만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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