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지난 기량, UFC 적응여부 미지수
만만치 않은 상대 케니와 맞붙을 듯
‘잃어버린 전성기, 철장 무대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불꽃구슬소년´ 고미 타카노리(31·일본)의 행보가 최근 격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타카노리는 UFC 데뷔전을 앞둔 상태로 아직 정확한 경기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생소한 옥타곤 철장무대에 도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고미는 프라이드 시절 미르코 크로캅-반더레이 실바 등과 함께 단체를 대표하던 최고슈퍼스타였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상품성까지 뛰어나 국내에도 고정 팬들이 많이 남아있다. 따라서 그의 UFC행은 동양권 격투 팬들에게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올 전망이다.
UFC 진출을 목전에 둔 고미 타카노리
전성기 지난 ´철권(鐵拳)´, 옥타곤에서 통할 수 있을까?
고미는 동양권 격투사에서 한 획을 그었을 만큼 특별한 존재다. 신체능력에서 우월한 서양인들이 각 격투 단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상태에서 동양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최강자로 군림했기 때문. 일본인 파이터임에도 국내 팬들이 그에 대해 뜨거운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물론 MMA무대에서 나름대로 존재감을 과시한 동양인 파이터들은 고미 외에도 존재했다. 사쿠라바 카즈시(41·일본)-미사키 카즈오(34·일본) 등이 한때 만만치 않은 기량으로 종합무대를 호령했으며 현재는 ´썬더´ 오카미 유신(28·일본)과 ´분쇄기´ 카와지리 타츠야(32·일본) 등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고미같은 스타일은 다시 또 동양권에서 나올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들과는 현격하게 다르다. 대부분의 동양 파이터들은 서양 선수들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것보다는 격투 센스나 아웃파이팅 혹은 극단적인 그래플링 등을 바탕으로 우회해서 겨루는 패턴이 대부분이다. 힘과 운동능력 그리고 내구성 등에서 아무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
반면 고미는 그들 못지않은 파괴력과 맷집을 바탕으로 인파이팅을 펼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둘 수 있다. 맷집과 한방 파워 등에서 서양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지라 난타전도 불사하며 화끈하게 경기를 이끌곤 한다. 왜 그렇게 팬들이 고미에게 열광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미의 기량은 예전 같지 않다. ´센고쿠(SENGOKU, 戰極)´무대에서 연패를 당하는 등 과거의 강력했던 포스가 보이지 않는 것. 특히 ´철권(鐵拳)´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단번에 끝내버렸던 무시무시한 결정력이 실종됐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움직임은 물론 테이크다운 방어 등에서도 취약한 모습이다.
이런 상태에서 UFC에 진출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전성기 때의 기량을 갖고 있어도 힘과 레슬링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한 옥타곤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 다운 그레이드된 상태에서의 도전은 팬들의 많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한 스포츠 사이트 역시 올해의 격투계를 전망하는 뉴스에서 고미가 UFC 적응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고미를 둘러싼 주변의 평가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미의 데뷔전에 대해 여러 가지 루머가 나돌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오는 3월 노스케롤라이나주에서 있을 ´UFN(UFC Fight Night)´대회에서 신고식을 치를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PPV(PAY-PER-VIEW: 유료로 영상을 보는 방식) 판매율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UFC 본 무대보다는 무료로 방영되는 UFN을 통해 서양 팬들에게 먼저 이름을 알리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욱 좋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미의 상대다. 주최 측에서 고미의 상대로 내정하고 있는 선수는 ´켄플로´ 케니 플로리안(34·미국)이다. 아직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케니가 상대가 된다면 고미 입장에서는 굉장한 고전이 예상된다.
케니는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천재´ 비제이 펜(32·미국)을 제외하면 동체급에서 가장 강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스탠딩에서 상대의 타격을 회피하는 기술은 물론 그라운드에서의 움직임도 매우 좋다. 단순 파괴력에서는 고미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공격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차단하는 등 지능적인 플레이만큼은 한수 위라는 평가다.
여기에 ´면도날 엘보우´로 불릴 만큼 팔꿈치를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해 철장 구석에 몰리거나 그라운드에서 탑 포지션을 뺏길 경우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미국무대, 옥타곤 철장 등 그렇지 않아도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고미입장에서 여러모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주최 측에서도 ´동양의 영웅´인 고미를 키워주기보다는 냉정하게 상품성 위주로 가려는 분위기다.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올라오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UFC의 우월함을 타 단체들에 알릴 수 있으니 손해날 것은 없어 보인다.
과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철권은 혹평을 뒤로하고 낯선 서양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동양의 자존심´을 건 고미의 도전에 격투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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