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연들의 전성시대 ´주연보다 빛났다´

입력 2009.12.20 14: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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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김승우 등 안방극장 속 시청률 흔드는 눈부신 연기,

스크린 잇따른 개봉작도 베테랑 조연들 눈부신 맹활약

고현정 김승우 김윤석 류승룡 등 카리스마로 주목 받는 ´명품 조연´들.

약방의 감초처럼 영화나 드라마에는 '영웅' 주인공과 라이벌 관계를 이루는 '막강' 캐릭터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때론 '악역'으로 불리는 이들을 항상 선과 악으로 구분짓긴 어렵지만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한몫 한다.

그리고 종종 이들은 넘치는 개성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무기로 주연보다 빛나는 주객 전도 상황을 연출, 이른 바 '명품 조연'으로 떠오르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조커 신드롬´을 일으킨 고 히스 레저.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꽃 미모´를 철저히 망가뜨리고 절대 악 ´조커´를 소름끼치도록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개봉 당시 히어로 배트맨보다 더 주목받는 기이한 현상을 불러왔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역이 탄생했다´는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히스 레저는 사망 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배우로 자리매김했다.

MBC <선덕여왕>의 여걸 ´미실´을 압도적으로 연기한 고현정도 이와 비슷한 케이스. 제목에서부터 말해주듯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임에도 방영 초부터 극의 무게중심은 냉혹하면서도 처연하게 '미실'을 표현한 고현정에게 완전히 쏠렸다.

그동안 고현정의 엄청난 장악력을 입증하 듯 얼마전 그녀의 하차와 함께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자 농담처럼 ´미실의 저주´가 나돌기도. 현재 고현정은 올해 MBC <연기대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종영한 KBS2 <아이리스>의 김승우 또한, 악인은 아니지만 남측 인물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독한 이미지를 넘어 냉철한 남성미를 뿜어내며 ´폭풍 간지´라는 닉네임까지 생기는 등 명품 조연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애초 <아이리스>는 한류스타 이병헌의 TV 복귀로 화제를 모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남다른 열연을 펼친 김승우의 '미친 존재감'이 기대 이상 빛을 발휘했다. 김승우 외에 김소연 김영철 쥬니 등 다른 출연진 역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충무로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도 다르지 않다. 스타성보다 월등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흥행 기대치를 두배 이상 높여주며 무한한 신뢰를 쌓고 있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강동원 주연 영화 <전우치>에서는 한국형 히어로 전우치의 숙적 ´화담´으로 분한 김윤석이 명품 조연 계보를 다시 쓸 예정.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타짜>의 ´아귀´ 역으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며 확실히 이름을 알린 후 <추격자> <거북이 달린다>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한 작품마다 비평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의 다음 행보는 당연히 영화 팬들의 눈길을 잡아당긴다.

극중 여주인공 임수정과 데뷔 처음 키스신을 촬영하는 행운까지 누린 김윤석은 '꽃미남' 강동원에 전혀 밀리지 않는 '유부남 포스'를 발산하며 이야기에 무게감을 더했다.

3일 공개된 스릴러 영화 <시크릿>에서 아내 송윤아를 구하는 형사 차승원의 숨통을 조인 악당 ´재칼´ 역의 류승룡도 '명품 조연 리스트'에서 빼놓으면 섭섭하다.

SBS <바람의 화원> MBC 드라마넷 <별순검 시즌1>과 영화 <황진이> <7급공무원> <불신지옥>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불꽃 튀는 연기 혼을 불사른 류승룡은 광기 어린 사이코로 돌변한 이번 영화에서도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시선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애드리브의 황제' 김수로도 '코믹 악역'에 도전한 최근작 <홍길동의 후예>에서 시나리오 상 건조하게 묘사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 타이틀롤 이범수보다 더 큰 인기를 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현정 김승우 김윤석 류승룡 등 이들 '명품 조연'의 공통점은 바로 ´실력파 배우´라는 것. 배역에 상관없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 주연을 잡아먹는 '명품 조연'들의 '미친 존재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데일리안 = 이지영 기자] garumi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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