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다운 그레이드 판정
일본 중계진-관중도 의아한 반응
“김연아의 3-3 점프가 3-2로 다운 그레이드 됐다면, 안도 미키의 3-2 점프도 3-1로 처리해야 된다. 출전하진 않았지만 이날 심판진의 잣대를 적용한다면,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은 3회전도 안 되는 것이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중계한 일본 아사히 방송국 캐스터와 해설자(아라카와 시즈카)도 김연아의 3-3 점프 직후 "대단하다"면서 "가산점 2점 가까이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김연아의 3-3을 3-2로 처리하는 등 노골적인 오심 내지는 편파 판정으로 일본 관중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했다.
김연아 다운 그레이드 판정 ‘롱엣지보다 더한 오심’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고개를 숙였다.
김연아는 4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서 열린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5.64점을 획득, 일본의 안도 미키(21)에 0.56점 뒤진 2위로 쇼트를 마감했다.
지난달 그랑프리 5차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 신기록인 76.28에도 10점 이상 모자란 점수다. 지난 2007-08 세계선수권대회(59.85·5위) 이후 무려 21개월 만에 쇼트 부문 1위를 놓쳤다.
60점대를 기록한 것도 1년 만의 불만족스런 성적표다.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당시 우승=아사다 마오)에서 65.94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 2월 4대륙대회부터 지난달 그랑프리 5차대회까지 모두 쇼트프로그램 70점대를 유지해왔다.
김연아는 단발 트리플 플립에서 1회전에 머무는 실수를 범하며 다시 한 번 피겨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김연아의 실부보다 심판진의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었다.
김연아는 시작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이하 3-3)를 깨끗하게 성공했다. 트리플 러츠는 공중에서 정확히 3바퀴를 채웠고, 트리플 토루프 역시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 장면은 김연아가 연기한 직후 방송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경기를 지켜본 SBS 방상아 피겨 해설위원도 김연아의 3-3이 성공한 순간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점수가 발표된 이후에야 가라앉은 목소리로 “김연아의 3-3이 3-2 처리된 것 같다”며 의아했다.
김연아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3-3이 3-2로 다운그레이드 된 부분에 대해 “비디오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김연아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3-3은 지난 그랑프리 1차, 5차 대회는 물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심지어 시니어 데뷔 첫 해인 2006년 당시 3-3(당시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과 비교해도 딱히 다른 점이 없었다.
오히려 연결 트리플 토룹의 회전수와 속도, 자세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보다 더 꽉 차고 완벽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심판진은 김연아에게 다시 한 번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롱엣지 판정보다 더한 ‘오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연아는 지난해 느닷없는 롱엣지 판정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시니어 무대 데뷔 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차례 성공시키면서 기본점수 9.5에 가산점을 적절히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심판진이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에 어텐션 마크를 달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연아가 트리플 플립을 정석인 얕은 인엣지로 도약했음에도 심판진은 “모호하다”고 판정, 국내외 피겨 전문가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것.
결국 김연아는 이번 시즌부터 논란을 아예 없애기 위해 3-3의 첫 점프에 트리플 플립 대신 트리플 러츠를 넣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99% 이상의 성공확률을 자랑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의 기본점수가 10점으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의 기본점수 9.5보다 0.5점이나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그랑프리 5차대회 쇼트에서 김연아는 3-3을 완벽히 소화해 자신의 역대 최고 가산점인 2.2점을 받았다.
심판진은 이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의 트리플 연결 토루프에 ‘태클’을 걸고 있다. 지난 그랑프리 1차, 5차대회에서는 아무 지적도 하지 않다가 일본 도쿄에서 갑자기 애꿎은 회전수 부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심판진의 일관성 없는, 모호한 판정에 따른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2009-10 ISU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 순위
1. 안도 미키 - 66.20점
2. 김연아 - 65.64점
3. 알레나 레오노바 - 61.60점
4. 조아니 로셰트 - 60.94점
5. 스즈키 아키코 - 57.54점
6. 애슐리 바그너 - 54.26점
[김연아 경기일정]
5일 오후 7시 20분, SBS 공중파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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