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휴즈가 본 김연아 "100m 육상 같은 쇼트?!´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09.12.04 02:46  수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 트위터 통해 극찬

김연아의 2분50초 간의 쇼트 경기는 ‘하계올림픽의 꽃’ 100m 육상경기처럼 전율과 흥미,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순식간에 지나갔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가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를 극찬해 화제다.

사라 휴즈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는 최근 바뀐 새로운 판정제도에 적합한 스케이터”라고 치켜세우면서 “물론 김연아 같은 토털패키 스타일의 선수라면 구 판정제도 하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휴즈의 이 같은 평가가 놀랍거나 새로울 것은 없지만, 김연아 외의 다른 피겨 스케이터들에 아쉬움을 표해 눈길을 끈다.

휴즈는 “일부 피겨 선수들은 점수 획득에만 눈이 멀어 스스로 재능을 갉아먹는 꼼수를 쓴다”며 씁쓸해했다.

이어 “특히 쇼트프로그램(2분50초)이 프리스케이팅(4분10초)처럼 느껴진다면, 좋은 기술을 선보이려는 노력도 모두 헛수고로 돌아간다”고 지적하며 우회적으로 김연아를 또 칭찬했다.

이 대목에서도 김연아가 여타 현역 스케이터들과 차별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연아의 역대 쇼트프로그램들은 모두 탄탄한 기승전결의 구도로 무장돼 있기 때문이다.

록산느의 탱고를 시작으로 박쥐서곡, 죽음의 무도, 그리고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으로 택한 007 본드걸까지. 모두 뮤지컬의 한 토막을 보듯 재미와 감동을 곁들여 좀처럼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 강렬한 기승전결로 무장한 영화 <물랑루즈> 주제곡-록산느의 탱고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했다.

명작 소설처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부드러운 경계가 명확했다. 김연아의 2분50초 간의 쇼트 경기는 ‘하계올림픽의 꽃’ 100m 육상경기처럼 전율과 흥미,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순식간에 지나갔다.

스파이럴 시퀀스 안무에서는 10대 소녀라곤 믿기 어려운 매혹적인 눈빛으로 전 세계 피겨전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 손을 허리춤에 대고 양 스케이트로 빙판을 두 번 찍어 밟는 스텝연기에서는 어린숙녀의 생기발랄함이 묻어났다.

이처럼 김연아의 역대 쇼트프로그램들은 100m 육상경기처럼 순식간에 지나간 동시에 강렬한 기승전결로 무장한 명작뮤지컬의 한 토막이었다.

김연아의 역대 쇼트프로그램들은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명작뮤지컬의 한 장면 한 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다. “쇼트가 프리스케이팅처럼 느껴져서는 곤란하다”는 휴즈의 말을 모든 여자 피겨 스케이들에게 쇼트를 김연아처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한편, 김연아는 4일(한국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9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 안도 미키(21·일본)-조애니 로셰트(23·캐나다) 등 5명의 경쟁자들과 파이널 우승을 놓고 겨룬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이자 동갑내기 라이벌로 불렸던 아사다 마오(19·일본)가 파이널 진출에도 실패한 상황이라 김연아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경기일정]

4일 오후 7시 40분 -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5일 오후 7시 30분 -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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