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반짝하더라도 끊임없는 변화와 연구가 없으면 일본무대에서 2년 이상 꾸준한 성적을 내기란 세계적인 선수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박을 터뜨리며 일본에 진출한 ´토종거포´ 김태균(28)의 성공여부를 둘러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김태균은 지난 13일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지바 롯데와 3년간 5억 5000만 엔의 대박 계약을 체결,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4번째로 일본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김태균은 설명이 필요 없는 국내 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4번 타자다. 한국무대에서 9시즌 활약하며 무려 188개의 홈런을 작렬한 거포임에도 통산 타율이 0.310에 이를 만큼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타율 0.345/3홈런/11타점을 올리는 맹타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스타로 급부상했다.
내년부터 롯데의 새로운 4번타자 겸 주전 1루수로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김태균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선배들의 행보에서 그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다.
김태균 이전에 일본무대에 도전한 타자는 모두 3명이 있다. 이종범(KIA)과 이승엽(요미우리), 그리고 이병규(전 주니치)가 그 주인공이다. 저마다 성적과 스타일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들이 일본무대에서 고전한 공통적인 이유는 바로 일본야구의 특유의 철저한 분석과 변화구에 당했다는 평가다.
일본은 한국보다도 데이터 야구에 능통하다.
한때 잘하던 선수라도 조그마한 약점이 노출되는 순간에 금세 무너질 수 있다. 국내 무대에서 거의 약점이 없는 타자들로 꼽혔던 이종범과 이승엽, 이병규는 정작 일본무대에 진출하면서 빠른 배팅포인트나 타격패턴이 상대에게 노출돼 약점을 바뀐 경우도 빈번했다.
올 시즌 타격폼 수정으로 시범경기에서 선전했던 이승엽이 정작 시즌에서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현상을 드러내며 추락한 것이나, 안타 제조기로 꼽히던 이병규가 일본에서는 삼진왕으로 추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때 반짝하더라도 끊임없는 변화와 연구가 없으면 일본무대에서 2년 이상 꾸준한 성적을 내기란 세계적인 선수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본 투수들은 힘보다는 정교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타입이 많다. 강타자에게는 수시로 몸쪽 위협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종범은 데뷔 첫해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오른쪽 팔꿈치에 사구로 부상을 당한 이후부터 몸쪽 공에 두려움을 느끼고 타격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안타생산 능력에 일가견이 있다던 이병규나 일본무대에서만 홈런 세 자릿수를 넘긴 이승엽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홈런 생산능력을 인정받은 거포로서 김태균은 이승엽과 비교된다. 이승엽은 2004년 김태균보다 한 발 앞서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초구부터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던 이승엽이나 이병규에 비해 김태균은 상대적으로 유인구에 대한 참을성이 많고,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능력도 빼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타고난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이미 WBC에서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국내무대에서와 달리 용병 신분인 해외에서는, 찬스가 올 때마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 곧 김태균이 일본무대에 적응하기까지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를 얼마나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문화나 환경에 대한 적응도 중요하다.
해외진출이 처음인 김태균으로서는 편안한 고향팀에서 뛰던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언어나 일본야구문화에 대해 한시바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김태균은 서글서글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동료들과의 융화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데일리안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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