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변수·외국인 수급에 출렁이는 코스피
단기 매매 악순환…장기 투자 위한 정부·당국 역할론
외형 성장 넘어 투자자 신뢰·시장 체력 키우기 과제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주식은 장기전이라는데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네요. ”
요즘 들어 투자자들의 푸념이 낯설지 않다.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9000선까지 치솟는 등 역대급 불장이 연출됐다. 현금을 들고 있으면 바보라는 말마저 나오면서 ‘매수’ 버튼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반기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외국인 매도 행진에 코스피는 연일 5000선~6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고,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6일 장중에는 5000선을 반납했다.
주식 커뮤니티에는 “물렸습니다”, “손절해야 할까요”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식은 장기 투자’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잦은 매매 행태를 비판한다.
과연 한국 증시는 투자자들에게 남아 있을 이유를 주고 있을까.
한국 증시는 대외 변수나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들 역시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이 아닌 테마와 수급에 의해 좌우되는 분위기가 짙다.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장기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다.
장기 투자는 기업의 가치를 믿고 시간을 견디는 것인데,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리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책임한 조언이다.
장기 투자를 다짐하고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도 변동성이 커지면 인내심을 잃기 마련이다.
수익이 날 때는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고, 작은 손실에도 매도를 고민하는 단기 대응이 반복될 뿐이다.
물론 주식시장 변동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투자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고, 투자자 스스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와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정과 주주가치 제고가 투자자 수익으로 이어지고, 시장에 대한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장기 투자가 뿌리내릴 수 있다.
즉,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일희일비 하는 시장이 아닌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에게 인내를 권하기 전에 한국 증시가 장기 투자할 만한 시장인지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본시장 정책의 방향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코스피 상승·거래대금 증가 등 외형적 성장을 정책 성과로 내세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투자자의 권익을 높이고 시장 신뢰와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과 투자자가 믿고 머물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장기 투자를 외치는 구호보다 투자자가 시장에 남아 있을 이유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외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시장 구조를 마련하고, 기업의 실적과 주주환원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하는 게 정부와 당국의 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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